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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130

비 그치고 봄이 되자 미세먼지로 뿌연 날이 많아서 아쉬운 날도 많았다.이 좋은 계절에, 청명하면 훨씬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풍경들이언제나 먼지에 갇혀 한 꺼풀 막을 씌운 듯각자의 선명한 색들을 제대로 보여주질 못하는구나. 그러다 비가 내려 미세먼지를 씻어주는 날이나강한 바람이 불어 미세먼지를 걷어주는 날이면만사를 제쳐 놓고 맑은 하늘 아래 빛나는 풍경을 보러 간다. 간밤에 비가 오고 아침에 개이자 역시나 나는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신정호로 달려갔다.사실 신정호야 거의 매일 가지만 저녁이 아닌 환하고 맑은내가 좋아하는 오전의 눈부신 햇살 아래의 풍경을 보러 가는 것이다.   연잎은 이만큼 올라와 얼마 전에 어머님이 남편 편에 보내주신 쑥개떡 비스무리 하다고 생각 든다.   원래 지방 소도시에는 비행기나 헬기가.. 2022. 4. 30.
4월의 끝자락, 모란 예찬 모란은 참 향기롭기도 하지.꽃 옆을 지나가노라면 그윽하고 품위 있는 향기가 나  향기의 근원지를 찾아 두리번거리게 된다.   문전성시를 이룬 모란꽃. 춤추는 모란 꽃잎. 비 맞아 연둣빛으로 청초하게 보이는 자주광대나물.햇살 마구 쏟아지면 더 초록으로 보이던데.    지금 신정호는 온통 산철쭉과 영산홍으로 울긋불긋 알록달록.예쁘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쨍한 색깔에 은근한 맛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꽃.게다가 어마무시하게 식재되어 있어 이맘때 눈 돌리면 어디라도 산철쭉과 영산홍의 세상인 듯.개화기도 긴 듯. 꽃잎 안쪽에 반점이 있으면 산철쭉이고, 반점이 없으면 영산홍이라고 한다.고로 내가 찍어온 사진 속의 꽃들은 모조리 영산홍이네. 마가목 꽃에도 벌들이...... 꽃은 배꽃과 닮았고, 열매는 팥과 닮았다.. 2022. 4. 29.
사월의 풍경 유난히 크고 둥근달이,우스개 소리로 저기 방아 찧는 토끼 보인다고 장난칠 만큼선명한 달이 둥실 떴다.    벚꽃잎은 떨어져 물 위에 떠있고, 해 지는 방향이 조금씩 달라져간다. 진한 색상의 꽃잔디가 눈길을 잡아끄는 카페.느티나무도 한몫 단단히 하는 카페. 한 잎 한 잎 낱낱이 떨어진 꽃눈이 쌓였다. 다른 화사한 벚꽃들에 비해 다소 청초한 느낌이 나는 산벚나무 꽃. 예전 고향 마을 동네 언니 이름 같은 명자나무의 꽃도 피고 피어...... 조성한 꽃밭으로 들어섰더니 꽃향기가 훅 끼쳐왔다.향기의 주인공은 삼색팬지일까? 만개한 홍옥매에 벌들이 엄청 붕붕거리며 작업 중이었는데 사진 찍는 동안 다 도망갔네. 향기로운 라일락의 하트 모양의 잎. 까만 수술이 인상적인 배꽃에서도 아주 좋은 향기가 나더군. 뜰보리수도 .. 2022. 4. 20.
희안마을의 봄 신정호 주변 남산터널 근처의 가로수인 벚꽃을 보러 갔다가돌아 내려오는 길에 희안마을에 가보았다.희안마을은 옥수수로 유명한 곳이다.여름이면 길가의 몇 곳에서 옥수수를 삶아 판매하고신정호 잔디광장 주차장 끄트머리 귀퉁이에서 양갈래 길로 갈라지는 지점의모퉁이 옥수수 집은 그때가 되면 특히나 항상 옥수수를 사려고 서 있는 긴 줄을 보게 마련이다.위치가 좋아서인지 몇 곳의 옥수수 판매하는 곳 중에서 가장 잘 되는 곳인 것 같다. 희안마을은 그때를 위해 지금은 옥수수를 심는 계절인가 보다.고로 희안마을의 4월 달력 이름은 이지 않을까.한적하고 고요한 이따금 지저귀는 새소리나 들리는구부러진 동네 길을 시적시적 걷다가 무심히 바라보는 시선 끝에옥수수 모종을 심고 있는 분들이 더러 보이자 그런 생각들이 문득 떠올랐다. .. 2022. 4. 13.
벚꽃 따라 도는 길 겨울엔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주차장에 차들이 서너 대 있으면 많은 것이었다.어느 날엔 가면 우리 차만 덜렁 서 있기도 했다.어제는 차가 꽉 차 있어서 꽃구경 나온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 들었다. 언제나, 늘, 항상, 자주 접하는 풍경 중의 하나.남친이나 남편들은 여친과 아내의 사진을 찍어주기 바쁘다는 것.남자들은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는 걸까.자신이 찍히기보다 다른 사람 찍는 것을 더 좋아하는 걸까.우리 집을 보면 사진 찍어준다고 하면 남편은 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벚꽃의 절정기인가 보다.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홍옥매도 피었다.   에구, 이런 초점이 맞지 않았네. 딱 한 장 찍었는데...박태기나무들의 꽃도 막 피어나기 시작하고... 조팝나무들도 하얗게 하얗게 솟아오르듯이 피어나고.. 2022. 4. 13.
아산 신정호 남산터널 벚꽃길 작년에는 신정호 남산터널 쪽으로는 잘 다니지 않아서그만 그쪽의 벚꽃 개화기를 놓치고 말았다.올해는 벼르다가 이때쯤이면 만개했으리라 찾아가 보았다.신정호 잔디공원 주차장에다 주차하고서 남산터널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가내려올 때는 희안마을도 들러 구경하고 신정호로 내려왔다. 화사하기 그지없는 봄날.모든 생각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오로지 꽃에만 집중하게 되는 순간들.일순간에 화르르 피었다가 비라도 한번 내릴라치면또 그렇게 일순간에 져버릴 테니 피어 있을 때에 사진에 가득 담아두었다가어떤 날에 또 한 번씩 가만히 들춰보리라. 2022. 4. 11.
목련꽃 그늘 아래서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또는`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또또는`오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를 떠올리게 하는 4월의 꽃 목련을 보러 갔다.  신정호 둘레에 이름 앞에 `백'이나 `별'이나 `자주'나 `자'나 `일본'이 붙지 않는정말 말 그대로 딱 `목련'인 나무가 딱  한 그루 있다(내가 발견한 게 한 그루 일수도).지나갈 때 보면 유난히 하얀색인 그 나무를 보러 일부러 벼르고 갔다.걷기 운동하며 지나쳐 갈 때 예뻐서 보러 갔더니 정작 사진에는 별스럽게 해도 예쁘게 담기지 않는다.실물 미인.     발밑에는 이 피어나고 있다.잎들이 정말로 광대의 너풀거리는 옷처럼 꽃들을 받치고 있나, 하고 들여다보았지만그냥 이 훨씬 더 그런 느낌이 강하다는 생각.. 2022. 4. 8.
봄은 이만큼 와 있었어 봄이 어디만큼 왔나 궁금해 마트에 들러 장 보고 오다가 차를 돌려 신정호에 가보았다.사실, 거의 매일 가는 신정호지만 환한 햇볕 아래의 신정호가 보고 싶었거든. 따스한 봄볕 아래로 내려서자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이름 모를 새들은 한가로이 풀숲 위에 앉아 멍 때리기를 하고 있었다.고개의 위치를 보니 물멍은 아닌 것 같고,집멍? 나무멍? 아니 아니 전체를 보는 동네멍? 발밑에는 봄을 알리는 풀꽃, 봄까치꽃도 피어 반가움을 불러일으키고, 수양버들(실버들), 능수버들은 축축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듯이 늘어진 가지마다 연둣빛을 머금었다.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듣다보니 너무 좋아서 퍼왔어요. 실버들/ 김소월 시 희자매 노래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이 내 몸이 아무.. 2022. 3. 23.
어, 수달이다! 그제도 어김없이 이렇게 서쪽 하늘이 붉어질 즈음 저녁을 먹었다.  어디에 걸려 있었다고 말하기 난처한 장소에 이렇게 노을에 관한 시가 걸려 있었다.  호수에 도착하니 동쪽 하늘에 반달이 걸려 있었다.아마도 낮부터 나와 있었던 것 아닐까?이렇게 환한 하늘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사진을 찍고 보니 낮의 하늘 같이 파랗게 나왔다.  날이 풀리자 호수를 도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추운 겨울날 우리 둘의 발자국 소리만 들리던 길에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어우러진다.한동안 보이지 않던 조금 불편한 딸에게 지극정성인 것 같은 모녀도 다시 마주친다. 우리를 질러 앞서 가던 아저씨 한 분이 호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무심히 지나치려는데 말을 걸어왔다.- 저거 수달 아녜요?우리도 황급히 호수를 보았다.어찌나 재빠.. 2022.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