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어디만큼 왔나 궁금해 마트에 들러 장 보고 오다가 차를 돌려 신정호에 가보았다.
사실, 거의 매일 가는 신정호지만 환한 햇볕 아래의 신정호가 보고 싶었거든.
따스한 봄볕 아래로 내려서자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이름 모를 새들은 한가로이 풀숲 위에 앉아 멍 때리기를 하고 있었다.
고개의 위치를 보니 물멍은 아닌 것 같고,
집멍? 나무멍? 아니 아니 전체를 보는 동네멍?
발밑에는 봄을 알리는 풀꽃, 봄까치꽃도 피어 반가움을 불러일으키고,
수양버들(실버들), 능수버들은 축축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듯이 늘어진 가지마다 연둣빛을 머금었다.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듣다보니 너무 좋아서 퍼왔어요.
실버들/ 김소월 시 희자매 노래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 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리
한갓되이 실버들 바람에 늙고
이 내 몸은 시름에 혼자 여위네
가을 바람에 풀벌레 슬피 울 때엔
외로운 밤에 그대도 잠 못 이루리
물속은 어떤가 공연히 빤히 쳐다보다가(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두리번거리며 시적시적 걷다가 이 풍경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해바라기를 했다.
봄볕이 어찌나 따사로운지 노곤노곤 나른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진다.
게시물을 뒤졌더니 작년엔 3월 9일쯤에 벌써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었던데 올해는 많이 늦다.
올봄이 작년 봄보다 더 추웠나 보다.
내 눈엔 엄청 예뻐 보인 산수유꽃이었으나 사진 속엔 이렇게 그저 그런 모습으로 담겼다.
사진발 안 받는구나?...!
메타세콰이어 빈 가지들만 두드러지네.
연밭에서 노는 오리들도 봄볕에 한가로워 보이네.
매화나무 아래서 또 감탄한다.
무척 향기롭구나! 너는......
어슬렁거리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1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점심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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