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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6

들려오는 이야기 오전에 친구랑 통화하는데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흘러내리더니 급기야 콧물까지 줄줄 흘러서 수화기를 잠시 놓고 코까지 풀어 재꼈다. 나는 항상 그런 식이다. 내게 위안을 받고자 내게 전화를 한 것인데, 도리어 내가 더 슬프게 울고 만다. 내게 위안을 받고자 전화했던 사람이 더 밝은 목소리로 힘을 내야 할 정도로. 오래전 그날도 그랬다. 친구가 막 출발하는 버스에 함께 가던 다른 친구가 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무리하게 뛰어내리다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가 대수술을 받았던 그날도 나는 병문안을 가서 친구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주변에서 니가 그러면 아픈 사람은 어떡해,라고 말리는 소리에 민망해서라도 눈물을 그쳐야 하는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눈물이 나와서 애를 먹었다. 어디에 그렇게 눈물이 들어있다가 .. 2007. 2. 13.
부전자전 남편을 처음 봤을 때 밝고 깨끗한 모습에 아주 점잖아 보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의 이상형이었다. 마지못해 나간 소개 자리였으나, 어, 여태껏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내가 원하는 남자가 나타났을까, 하는 흐뭇한 생각이 마음속에 밀물처럼 고여 들었다. 그 인상은 연애하는 3년내내 불변의 진리처럼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언제나 비누 냄새가 퐁퐁 풍길 듯한 깔끔한 차림새와 까무잡잡한 피부의 나와는 대조적으로 뽀얀 살결이어서 더욱더 깔끔해 보이는데, 식당조차도 깔끔하지 않으면 절대로 들어가질 않으니 요모로 보나 조모로 보나 '깔끔함'의 극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만나러 오기 전에는 꼭 목욕(^^)을 하고 왔다니 깔끔해 보이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뽀얀 살결은 유전이어서 시누이들의 살결은 그야말.. 2006. 7. 28.
얼굴 한국인의 미소는 모나리자와 가장 닮은 미소라고 한다. 수줍음이 많은 민족성이라는 말인가 했더니 얼굴 근육 구조상 웃으면 입꼬리만 살짝 올라가서 자연스레 모나리자의 미소가 된다고 한다. 그에 비해 서양인들이 웃으면 치아가 다 드러나게 환히 웃는 미소가 된다. 상대적으로 더 밝게 웃는 얼굴.. 2006. 2. 2.
생일과 계절 오래전에 히트한 노래 중에 정미조 씨의 '사랑과 계절'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오래전, 아직 푸르던 스물서너 살 무렵에 누구와 누구, 누구랑 놀러가서 게임에 걸려서 벌칙으로 불렀던 적이 있다. ' 사랑하는 마음은 사월이지만 사랑할 때 마음은 꽃이 피지만 이별하는 마음은 찬바람 불어 이별.. 2005. 8. 22.
선택의 기준 어제 켜놓은 라디오에서 남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과 여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에 대해서 나왔다. 남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 1. 상가집에 가야 돼. 2. 보너스는 절대로 안 건드리고 다 가져온 거야. 3. 내일부터 운동할 거야. 여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 1. 내일부터 다이어트 할 거야. 2. .. 2005. 6. 9.
친구 [ 그림 - 서정 육심원 ] 몇 살적부터 친구라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받아 들였을까? 초등학교 시절에 삼총사를 본떠서 이름 붙인 '사총사'라는 친구들이 있었다. J, N, M, 그리고 나. 졸업 사진 찍을 때, 넷이서 사총사 기념으로 찍은 사진도 오래토록 지니고 있다가 엄마와 동생들 의 "너무 못 생겼어! 그때는 왜 그렇게 이상하게 생겼었어? 크느라고 그랬나? 시골 바닷바람에 망 가졌나?......" 하는 놀림에, 그 놀림의 거슬림이 최고조로 달하는 날 그냥 북북 찢어 버렸다. 이제사 아쉬움이 크다. 초등학교 졸업 후 이십대 때에 잠깐 얼굴 보고, 그후로 십오여년만에 다시 얼굴을 보게 된 우리. J는 그때나 지금이나 명랑하고, 인정 많고, 마음씨 좋은 넉넉한 전형적인 아줌마 타입이다. 살림 도 잘할 .. 2005.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