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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어쩌다 보니 또 서울로

by 눈부신햇살* 2024. 12. 23.

12월 초에 서울에 가서 여드레나 묵다 왔는데 그다음 주에 친구들이 모임을 하잔다.

금방 또 가긴 뭐해서 그다음 주 18일에 또다시 서울에 갔다.

 

 

새로 난 도로를 타고 갔더니 새 도로에다 평일이어서인지 2시간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엄마가 지난번엔 오징어 넣고 김치전을 부쳐 주더니 이번엔 굴전을 부쳐 주셨다.

내가 덜어다 드린 돼지감자가루를 섞은 반죽이 바삭바삭 맛있었다.

나는 굴전을 한 개 한 개 부치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엄마는 모조리 넣고 한꺼번에 부치시네.

 

종로 3가에서 만나 몇십 년 동안 우리들의 아지트였던 인사동으로 가지 않고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한 정거장 되돌아가서 종로 5가로 갔다.

먼저 광장시장에서 팥죽과 호박죽을 먹은 다음 동대문시장과 평화시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팥죽 먹고 광장시장을 빠져나오면서 보니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이모카세 주인장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상인들을 보자니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우리의 환호에 웃으셨는데 사진 속에선 그만 눈을 감고 말았네.

 

청계천을 건너가려는 마치 유니폼처럼 일제히 검정색 다운코트를 입은 친구들.

피부가 검은 편이어서 어두운 색은 잘 입지 않는 이유로

나만 유일하게 아이보리 다운코트를 입었다.

하지만 밝은 색 다운코트는 유난히 때를 잘 타서 그 점이 불편하다.

 

이 날 춥다는 일기예보와  지난해 겨울 짧은 패딩 입고 갔다가 서울의 추위에 벌벌 떨었던 기억 때문에

모두 롱패딩으로 중무장을 하고 나왔는데 웬걸 시장 내부로 다니다 보니 나중엔 더웠다.

 

 

 

저쪽 다리를 건너 광장시장에 와서 점심 먹고 평화시장에 들렀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 동대문시장으로 간다.

 

5월에 와서 보았던 동대문을 12월에 다시 와서 보게 된다.

아까시 꽃잎 흩날리는 길을 달려

 

신평화시장 쪽으로 건너왔다.

 

멋진 벽화를 보고 마치 외국 같다고 감탄하면서 보따리 보따리 들고서 또 시장 구경 간다.ㅎㅎ

 

신평화시장 내의 한 카페 겸 식당에서 당으로 재충전한다며

달달구리 카라멜 마끼아또 한 잔씩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두산타워 쪽으로 건너간다.

 

한 친구가 이 근처 호텔에서 3박 4일인가 호캉스를 즐겼다는 골목길에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 가득하단다.

언젠가 <이웃집 찰스>에 나왔던 집이 떠올랐는데 그 집은 더 골목 안쪽으로 있단다.

 

우즈벡식 소고기 볶음밤, 왕만두, 레뾰쉬카(우즈벡 국민빵), 양배추 고기말이를 한 접시씩 시켰다.

 

원래 볶음밥 좋아하는 내 식성엔 안남미로 볶은 볶음밥이 가장 맛있었는데

우리보다 조금 입맛이 까다로운 면이 있는 친구는 그 볶음밥이 별로라고 한다.

쌀이 푸실거려서라는데, 푸실푸실한 쌀로 볶아서 더 맛있는 걸......^^

그 친구가 가장 좋아한 건 우즈벡 국민빵. 식사용이라 담백하니 맛있었다.

곁들임 당근김치 맛있어서 두 번 리필해 먹었다.

 

오늘 우리 러시아 음식을 섭렵해 보자며 식사 후엔 러시아 케이크집으로 갔다.

너무 달고 배도 불러 미처 다 먹지 못하고 남기게 되었다.

 

이렇게 어둠이 깔리는 늦은 시간까지 시내에 있어본 적이 없어서

DDP 건물에 조명으로 만드는 현란한 작품들은 처음이라 또 탄성을 질렀다.

나는 어느새 시골 촌놈이 되었고, 따라서 서울 구경이 퍽 재미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이날의 전리품. 모스웨터 48,000원, 여름용 등산모자 20,000원, 둘레길 걷기 겨울용 귀마개 모자 18,000원,

모 땡땡이 무늬 양말 3켤레 10,000원, 프랑스 자수 원단·수성펜·시침핀 - 15,000원.

 

스웨터 살 때 입으면 마네킹이 입고 있는 이런 핏이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점원이 주의를 줘서 망설이고 있었더니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도 그 핏 나온다며 사라고 했는데 친구들의 말은 옳았다. 

아주 맘에 든다.

 

또 인터넷으로 모두 구매할 수 있는 시대지만 원단 크기가 가늠이 안 되어 망설이고 있다고 했더니

프랑스 자수 재료 가게를 친구가 소개해줘서 원단을 살 수 있어 좋았다.

또 한동안 프랑스 자수 놓느라고 바쁘겠네.

 

참말 솜씨 좋은 친구가 무려 4개씩이나 나눠주었던 손뜨개 수세미.

너무 예뻐서 현관문에 한 개 걸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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