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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추석

by 눈부신햇살* 2024. 9. 19.

모두 함께 시댁에 모여 하던 명절 준비를 어느 해부터 각자 나눠서 각 집에서 해오기로 하였는데
큰아주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명절 전담당이 큰형님에서 나로 바뀌게 되었다.
작년 추석엔 우리 집에서 준비 작업을 모두 해 갖고 가
시골 시가에서 동서와 여조카와 함께  부쳤었더랬는데
올해 설과 요번 추석엔 집에서 모두 부쳐서 갖고 가기로 했다.

꼬지전 준비 작업하던 일요일엔 남편이 시어머니를 보살펴 드리러 시골집에 가 있어 혼자 하게 되고
추석 전 날 월요일엔 아침을 먹은 후 남편과 둘이 동그랑땡을 빚어 전 부치기에 돌입.
차례 지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넉넉히 나눠서 가져갈 수 있도록 넉넉히 부쳤다.

동그랑땡, 꼬지전, 동태전에 이어 마지막으로 두부를 부치고 나니
어느덧 작은아들을 마중하러 KTX 역에 갈 시간.
아들을 만나 함께 시아버님 묘소에 갔다.


왼편 아파트단지가 보이는 쪽이 아산

 

저 멀리 천안 독립기념관 뒤의 흑성산

 

 

 

저기는 어디일까, 혹시나 둘레길 걷기에서 내가 가본 곳이 아닐까 찾아보고 지명을 맞춰 보고.

아들이 선물로 가져온 생전처음 빚었다는
놀라울 정도로 제법 맛있는 쌉싸름한 수제맥주에
추석 선물로 들어온 제주 흑돼지와
아들 회사에서 보내온 캐나다산 고기를 구워 먹었다.

 

우리가 편안한 마음으로 정담을 나누고 있을 때
주방 창문 밖으론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음날, 새벽안개가 산허리에 걸쳐졌다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즈음에 시댁을 향해 달려갔다.
 

공주 정안쯤을 지나칠 때 먼동이 터오기 시작하였다.
 

이런 일출을 보고 있자니 광안리에서 맞이했던 일출이 떠올랐다.

부산 - 광안리의 아침
 

하늘엔 하얀 구름이 멋지게 그림처럼 펼쳐지는 더없이 예쁜 날이었지만
차례를 지낸 후 아버님을 제외한 다른 조상님들이 모셔져 있는 선산에
성묘 다녀온 가족들이 모두 더위에 대해 놀라워할 정도로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돌아온 역대급으로 무더운 추석 날이었다.
 

 

 

계룡산

 

거실 창문 앞에 앉아 손 흔들며 배웅하는 공연히 뭉클해지는
어머님의 쓸쓸해 보이는 모습에 깊은 한숨을 두어 번 쉰 뒤 서울 친정집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우르르 몰려와 환한 웃음을 짓게 하던 손주들과 자식들의
한바탕 시끌벅적한 떠들썩함이 사라진 자리엔 더 큰 적막과 고요함이 가라앉았으려나......

긴 귀경 행렬에 6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친정집에서 CCTV 앱으로 들여다보는 
어머님은 언제나처럼 줄곧 누워 계셨다.
 

 

 

 

 

 

친정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식사 후에 일찌감치 서둘러 내려오는 길
또다시 롯데월드타워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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