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서울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한때는 내가 몸 담고 살았던 곳이기에 곳곳에 추억 어린 익숙함이 담겨 있는 데다가
서울에 가게 되는 이유가 주로 친구들과의 모임 때문인지라
친구들과 만나 시내를 헤집고 다니며 깔깔거리게 될 시간들의 기대감이 있고,
나머지 며칠 동안은 여동생들과 엄마와 함께 어울려 다니며 맛있는 것을 먹고 한담을 나누는
서울에서의 시간들은 언제나 내게 즐거운 시간들이 되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방전된 배터리를 다시 재충전하듯이 서울로 가고 싶어진다.
이번 모임은 한 친구의 어깨수술로 인해 무산되었는데도 서울에 가서 며칠 묵고 왔다.
친정에 갈 때 두 번인가 서초동을 거쳐 반포대교를 건너 친정동네로 가게 되었는데
그 길의 번잡한 도로 상황이 싫어 내비의 말을 무시하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광주를 지나 구리를 지나 도착하는 길을 택했다.
금요일 둘레길 걷기 빠지고 올라가는 길,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고 쾌청하고 구름은 그려 놓은 것 마냥 여기저기 둥실둥실 떠있었다.
어쩌면 하늘이 저렇게 예쁠까, 수시로 마음 깊이 감탄하며
이 상쾌한 날에 드라이브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되었다.
차풀
산과 들의 습기 있는 곳에 자라며 7~8월에 꽃피는 한해살이풀.
말려서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30~60cm로 자라며 잔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깃 모양의 겹잎으로 15~30쌍이 마주난다.
차풀도 자귀풀처럼 밤에 마주 보는 작은 잎끼리 포개진다.
잎겨드랑이에서 1~2개씩의 노란색 꽃이 피는데, 꽃잎이 5개이고 원통 모양으로 피는 점이 자귀풀과 다르다.
자귀풀은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노란색의 나비 모양의 꽃이 피며,
줄기는 물론이고 꼬투리열매에 털이 없는 점 또한 다르다.
반면 차풀은 줄기와 꼬투리열매에 잔털이 있다.
자귀풀이 주로 논가에 독립적으로 자라는 데 비해 차풀은 주로 산자리에 낮은 키로 무리이어 자란다.
그러나 간혹 차풀도 큰 키로 자라기도 한다.
- 출처 : 이동혁 <오감으로 찾는 우리 풀꽃>
서울에 가기 전날 신정호를 걸으며 보았던 꽃들과 우리 집에서 보았던 일몰.
서울에 도착한 날은 이렇게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 있는 그림 같은 하늘에 연신 감탄하게 되는 날이었다.
혹시 닥스훈트 조형물일까?
몹시도 안 좋은 일이 있는 상황임에도 딸들과 식사하니 참 좋으시다는 친정 엄마.
나 역시 나이 들수록 자매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진다.
서울에 오면 빠뜨릴 수 없는 일과 중 하나인 앞산에 오르기.
서울에서 묵는 며칠 중 어느 하루, 엄마와 함께 둘이서만 산에 올랐다.
이 산에 오르면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자연스레 저 멀리 왼쪽 용마산 너머 롯데월드타워와
오른쪽 남산타워가 보이는지 꼭 찾아보게 되고 그걸로 날씨의 청명함을 가름하곤 한다.
비교적 서울 시내가 잘 내려다 보이는 날이었다.
수많은 아파트와 집들.
이 아까시나무 잎사귀는 유난히 잎맥무늬가 도드라지네.
마치 프랑스자수 피시본 스티치로 잎맥을 강조하며 수놓은 것 같아.
시어머니도 목수국이 탐스럽고 예쁘다 감탄하시던데
친정엄마 역시 목수국이 참말 탐스럽고 예쁘다며 연신 감탄하신다.
그 옆에 꽃댕강나무가 있어 향기를 맡아보았더니 웬일인지 진해야 할 향기가 있는 둥 없는 둥 하였다.
좋지 않았던 일은 거의 해결이 되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왠지 산다는 것의 힘들고도 어려운 점이 지배적으로 마음을 억눌렀고
집에 도착해 동생과 통화를 하며 덕담 끝에 울컥 눈물이 나와 서로 울고 말았다.
꽃길만 걷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꽃길만 걷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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