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무릇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참 독특하다 못해 희한한 생김새를 선택했구나, 넌.
산사나무 열매가 붉게 익었다.
분명 가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붉게 익은 열매들을 보자니 제법 가을이 무르익은 것 같다.
성질 급한 벚나무들은 벌써 거의 잎을 떨구고 가지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꽃도 일제히 확 피어나더니 잎도 한꺼번에 우수수 떨궈 버리는가.
피라칸사는 해년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열매들을 매달고 붉게 익어간다.
새들의 풍부한 먹이가 되려나.
하늘은 참 변화무쌍하기도 하지.
날마다 노을에 싫증 내지도 않고 홀리게 되어
해 질 무렵이면 때때로 창밖을 내다보게 된다.
평생학습관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두 시간씩 받는
수업을 끝내고 나와 주차장에서 바라본 풍경.
그 두 시간 받는 수업이 내 적성에 너무도 꼭 들어맞아
집에 오는 내내 퍽 만족스러워서 어깨가 들썩거려질 정도로 기쁨이 슬금슬금 올라오지 뭔가.
힐링받는 기분이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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