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잠이 깨어 비몽사몽간에 무심코 바라보는 하늘이 붉었다.
얼른 시계를 바라보니 7시 반쯤 되었다.
어,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어?
잔뜩 기대를 갖고 하늘을 계속 바라보게 되었다.
설마, 벌써 해가 떠서 구름 속에 숨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얼마쯤 기다리니 둥근 해가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 나온다! 나온다!
철없는 어른인 내가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을지는......
다만 역시나 유리창에 내 모습이 비쳐서 AI지우개로 지웠더니 사진이 조금 이상하다.
게다가 이곳은 연갈색으로 선팅한 창이라 자연 그대로의 색감을 즐길 수 없으니
밖에서 해돋이를 보았다면 몇 배는 더 감격적이었을 거라 생각 든다.
그건 부지런한 자들의 몫이겠지만......
허접하기 짝이 없는 사진이지만 이마저도 햇빛이 반사되기 시작했으며
해가 완전한 동그라미로 높다랗게 떠올랐을 때는 그 현상이 더욱 심해져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서툰 목수는 언제나 연장 탓을 하기 마련이고 핑계도 많은 법이지만.
그저 눈 속에, 마음속에 꼭꼭 담을 뿐이다.
구름이 많이 낀 날, 떠올랐다가 구름 속에 숨은 해.
다른 풍경들은 이렇게 보이는 시간.
하늘은 여전히 붉다가
점차로 색깔이 연해져 갔다.
이 이른 시간에 패들을 타고 있는 저 사람, 참 대단하다.
광안대교 위로 달리는 차들이 보이고,
패들 타는 이는 여전히 노젓기 삼매경이고,
약 1시간 동안 바라보게 된 광안대교의 교통 정체는 극심했다.
복층 왕복 8차선이라는데 광안리로 들어오는 1층 차선은 교통이 수월했지만
광안리에서 수영만 쪽으로 나가는 2층 차선은 한참 동안이나 꽉 막혀 있었다.
그 차들이 꽉 찬 광안대교 위로는 계속 하늘의 빛의 향연이 펼쳐져고 있었고,
나는 그 색감에 홀려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멀리서 작은 배가 한 척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가 6층 리셉션으로 내려왔을 때도 여전히 광안대교는 정체 중.
내려오며 엘리베이터에서 바라보는 바다 반대편 시티뷰.
내 폰이 유리창에 비치는 것을 어찌할 수 없고, 지우기 기능으로 폰을 지우면 아파트 건물이 이상해진다.
아침부터 거하게 먹고 싶지 않고 김밥이나 한 줄 먹고 싶었지만 김밥집을 찾지 못해
콩나물 해장국 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와도 여전히 붉은 기를 머금고 있던 광안리 바다가 무척 신기하게 다가왔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런 내게 뜻밖의 선물처럼 주어져 더 감동했던 광안리 바닷가의 일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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