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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물난리

by 눈부신햇살* 2023. 7. 18.

시댁 마을의 뒷내 제방이 넘칠 것 같다고 동네 폐교로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단다.
잘 걷지 못하시는 어머님을 동네 주민들이 함께 모시고 폐교로 대피하여 계신 걸
근처 소도시에 사시는 둘째 아주버님이 퇴근길에 댁으로 모시고 오셨단다.
그게 지난 금요일의 일.
토요일에 뵈러 가렸다가 비가 너무 많이 쏟아져 곳곳에 산사태의 위험이 있다고
도로 진입 금지령이 떨어진 곳이 많아 조금 잦아든 일요일에 뵈러 갔다.
 

 

 

토요일 쏟아지는 빗속에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러 간 시동생.
시동생이 초등학생이고 남편이 고등학생일 때 딱 한 번 물이 넘칠 것 같다고 난리가 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면 뒷내로
더러 돼지가 떠내려오고 별의별 것이 다 떠내려 왔었다고.

남편 고향 친구들의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

저날, 시댁 마을의 제방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다른 하구 쪽의 제방이 무너져 범람했다고 한다.
  

 

  우리 동네 과수원에서 산지 판매하는 황도를 최상품으로 세 박스 사서
형님네에 어머님 것까지 두 박스 드리고, 동서네에 한 박스 주었다.
작년에 친정 엄마와 여동생에게 사다 줬더니 이렇게 맛있는 복숭아는 처음이라는 평에 기분 좋았었다.
 
세 집의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어머니 모시고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이렇게 자식들이 모여 하하 호호 담소 나누는 모습이 어머님에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하신다.
요즘은 거의 모든 식사 비용을 어머님이 계산하신다.
그것 또한 어머님의 기쁨이시기에.
 
후식으로 커피숍에서 달달한 것 먹으며 음료 마시는 사이에 날이 반짝 개었다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비가 흩뿌린다.
 
둘째 아주버님댁에 와계신 어머니는 혼자 지내시다가
가족이 북적북적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니 시골집으로 가기 싫으시단다.
마침 다니시는 주간보호센터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수리 중이니
고치는 동안만 계시다가 가시겠다고 하신다.
늘 농사일로 바쁘게 사셨던지라 이렇게 자식 집에 와서 여러 날 묵으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시댁에 오며 가며 보았던 작은 공원에 화장실 간다고 들렀다가 겸사겸사 잠깐 둘러보았다.
 
노모 모시고 마실 나온 모습이 좋아 보인다.
 

 

 

 

수령 500년이라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세 그루 있단다.
한 그루는 어디에?
 

뚝 떨어져 물가에 홀로 자란 나무는 가지를 맘껏 펼칠 수 있어서인지
수형이 제대로 되어 훨씬 아름다웠다.
붙어 자란 두 그루는 서로를 배려하느라고 마음껏 가지를 펼치지 못했나 보다.
 

저만큼 홀로 떨어져 정자 옆으로 서 있는 노거수 보호수

 

여기 공원 이름도 `괴목정공원'. 
세 그루의 나무가 사진에 한 컷에 담기지 못하니 두 그루만 찍었나 보다.
 

 

 

당매자나무 열매가 예쁘다

 

장마철이라 곧잘 구름 모자를 쓰고 있는 아산의 설화산

 

잠시 소강상태이면 휘리릭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일요일 저녁에도 반짝 개어서 냉큼 신정호로 달려갔다.
우리와 똑같은 마음들인지 신정호는 붐볐다.
 

옥수수는 무럭무럭 자라나고, 옥수수 먹을 생각에 기대감으로 부푼다.
하지만 우연히 엊저녁 방송에서 보았는데 옥수수가 당이 높다네.
뜻밖이야.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긴 뭐든지 과유불급이겠지.
 

 

어제 큰아들로부터 날아온 카톡 사진 하나.
클레로덴드론 꽃이 피었다고.
- 햇빛 많이 받았나 보네?
- 창가에 두었더니 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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