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화사한 색깔의 꽃복숭아는 오가는 사람들의 뭇시선을 듬뿍 받았다.
박격포 같은 카메라 들고 와서 연신 셔터 누르며 비켜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 풍경으로 잡지 뭐.......
6월이 되면 길쭉한 타원형 모양의 열매를 맺는 뜰보리수 꽃도 일제히 땅을 향해 피어났다.
꽃을 제대로 보고 싶으면 나무 밑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아야 한다.
이름표는 그냥 `보리수'라고 달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정정하며 부르곤 한다.
<뜰보리수>.
자주광대나물 군락지에 홀로 친구들과 떨어져 피어난 튤립.
군계일학 같은 느낌이라면 자주광대나물이 섭섭하다 하겠지?
보기 드문 흰제비꽃을 만났다.
노랑제비꽃이나 남산제비꽃을 만났을 때와 똑같은 반가움이 와락 올라왔다.
올해는 딱 하루만 나물을 캤다.
쑥과 돌미나리와 민들레.
민들레는 이렇게 꽃이 피어나도 아직 어린 저 잎을 따다가 데쳐서
된장 양념에 식초 넣고 새콤하게 무치면 참말 맛있다.
하지만 따면서 왠지 꽃에게 미안해서 "미안해~!" 하면서도 따는 마음은 신났다.
그동안 먹지 않던 남편도 간에 좋다니까 아주 잘 먹는다.
TV에서 보니 어디선가는 꽃봉오리를 튀겨 먹더라고 친정엄마가 알려주신다.
지난번에 <세계테마기행> 일본 편을 보다 보니 머위나물 꽃봉오리를 따다가
밀가루반죽을 입혀 튀겨 먹길래 저렇게도 먹는구나 신기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한참만에 기억이 떠올랐는데 <리틀 포레스트> 일본영화에서 주인공이 한 요리였다.
우리가 먹지 않는 쇠뜨기 생식경도 요리해 먹어서 무척 신기했던지라
그 부분이 더 또렷이 기억에 남았다.
올해도 오래된 장어집을 화사하게 장식하는 꽃복숭아나무.
`홍도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여하튼 복숭아나무 종류.
어느 날은 수달이 무리 지어 헤엄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낮에는 보기 힘든 광경이어서 쟤는 야행성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맞다.
어두워져서인지 사람 가까이 다가왔으나 사진에 잘 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수달이 사진 찍으라고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고......ㅎㅎ
또 다른 날엔 다솜교 근처에서 물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제법 큰 뱀을 보았다.
앞서 가던 여인 둘이 어찌나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질러대던지 저절로 시선이 갔고
보게 되었으며 보는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만약 저들이 수달을 보았으면 어땠을까.
귀엽고 신기하다고 손뼉 치며 환호했을 것이리라.
블친 중에 아네모네 님이 있는데......😊......예쁘네!
모과꽃도 연둣빛 새잎과 연분홍으로 환상의 콜라보네!
영산홍이 올해도 사람들 정신 못 차리게 어마어마하게 호수 둘레를 잇다시피
강렬하고도 화려하게 자극적으로 피어나고 있다.
예전엔 너무 강한 색상에 촌스럽다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이젠 꽃은 다 예뻐!
더군다나 어찌 보면 봄의 절정이라고 알려주는 듯도 해.
등나무의 보라색 꽃도 피어나기 시작하며 먼데까지 향기를 풀풀 날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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