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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

영화 <산사나무 아래>

by 눈부신햇살* 2023. 2. 20.

최근 몇 년간 <연인>, <영웅>, <황후화> 연출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연출 등 대규모 작품의 연출에

주력하였던 장이모우 감독이 초창기 작품을 연상시키는 소박한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미(艾米)의 원작소설 <산사나무의 사랑 山楂树之恋>을 각색한 <산사나무 아래>는 문화혁명기를 배경으로

연인들의 절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정치적인 이유로 투옥된 뒤, 징치우는 정식 교사가 되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어머니의 당부를

늘 잊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라오산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자신의 책임감 때문에 괴로워한다.
이런 징치우를 바라보면서 라오산은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장이모우 감독은 징치우와 라오산의 사랑을 통해 순수의 시대를 꿈꾼다. 세월의 무게 때문에, 혹은 사회의 변화된

환경 때문에 이제는 점차 사라져 가는 ‘순수함’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수함’은 남성 감독의 그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섬세하고 정감 어린 연출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신인배우를 발굴하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는 장이모우 감독은 조동유와 두오샤오라는 두 신인배우로부터

감독 자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순수함’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대작에서 소박한 사랑의 이야기로 돌아온 장이모우 감독의 행보는, 감독으로서의 자기 자신 역시 초창기의

순수한 작가정신을 잃지 않았음을 항변하는 듯하다.
(2010년 15회 부산국제영화제)

 

- 다음 영화에서 발췌

 

 

보고 싶었던 영화가 왓챠에 올라왔길래 냉큼 보게 되었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를 몇 편이나 보았을까.

붉은 수수밭, 연인, 5일의 마중, 집으로 가는 길, 책상서랍 속의 동화, 귀주 이야기, 국두, 홍등.

 

하지만 보고 나도 어느 시기가 지나면 기억이 가물거려

좋았던 영화는 한 번씩 다시 보기도 한다.

<집으로 가는 길> 역시 서너 번쯤 보았나.

 

아이미의 소설 <산사나무의 사랑>을 각색한 이 영화는

문화 대혁명 시절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개문 판학이라는 교육혁명을 실현시키기 위해

전국 각지의 교사와 학생을 농촌에 보내 학습을 시켰다고.

 

여주인공 징취가 농촌에 학습을 갔다가 셋째라는 뜻의 `라오산'으로 불리며,

젠신이라는 이름의 청년을 만나면서 시작되는 사랑이야기, <산사나무 아래>.

눈빛이 초롱초롱 반짝거리는 여주인공 얼굴이 낯익다 했더니 <소년시절의 너>의 주연 배우였다.

<산사나무 아래>가 데뷔작이라고 한다.

 

 

내 어린 날의 두어 해를 봄날이면 이런 풍경을 예사롭게 보며 자랐다.

반가운 풍경.

 

 

산사나무 꽃은 5,6월쯤에나 필 거라고.

 

 

집으로 돌아간 징취에게 젠신이 보낸 붉은 산사나무 열매.

엄마는 혹여 인생을 망칠까 봐 노파심에 징취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다.

- 인생이라는 게

  자칫 잘못하다가 평생을 망칠 수도 있어.

 

젠신은 징취에게 이런 사랑의 말을 건넨다.

- 넌 사랑을 안 해 봐서

  영원한 사랑이 있다고 믿지 않겠지만

  너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알 거야.

  너 하나를 위해서

  죽어도 너만 사랑해 줄

  그런 사람이 있단 걸 말이야.

 

누가 알아볼세라 얼굴 가리고 함께 자전거를 타도

삐져나오는 감출 수 없는 사랑의 기쁨.

 

 

 

사진관에서 찍었던 사진이 젠신의 병실 천정에 붙어 있었다.

 

 

 

훗날 이 일대가 삼협댐 건설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떠났고 산사나무도 그대로 잠겼다, 고 자막이 떠오른다.

 

사람도 갔고, 사랑의 징표였던 추억이 서린 산사나무도 물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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