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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올해 추석에는

by 눈부신햇살* 2022. 9. 17.

올해 추석은 우리 며느리가 국내에서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한 상태로 맞이하는 명절이었으니

벨기에 다녀오느라(추석 사흘 전 도착) 아직 적응 못한 시차 때문에도 더욱 힘들었으리라.

 

추석 전 날에는 작은아들 집에 들러 함께 태우고 내려온 큰아들 부부와

우리 부부 다섯이서 아버님부터 추모공원에 모신 아버님 산소에 성묘하러 갔다.

추석 당일엔 선산에 성묘하러 가야 하고 오후엔 내 친정에도 다니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미리 다녀왔다.

 

전 날 저녁엔 아산 우리 집에 다섯이서 둘러앉아 미리 준비해둔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온전한 우리 가족 다섯.

 

추석 날 아침엔 일찍 출발해서 본가에 차례 지내러 가야 하므로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준비하라고 일러두었더니 그전에 먼저 일어나 말끔히 준비를 다 끝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며느리가 아침형인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일어나

말끔하게 단장하고 오히려 우리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니.

나를 닮아 저녁형이던 큰아들은 이젠 며느리를 닮아가며 아침형으로 거듭나고 있다. 

 

명절에 더욱 바쁜 직업이라 참석 못하고, 실습 나가느라 바쁜 조카와 이런저런 이유로 오지 못한 몇을 빼도

집안 가득히 모여 차례를 지내는 사람들 맨 뒤에 우리 며느리가 서서 지켜보는 것을 한 번씩 내다본다.

우리 며느리 참 뻘쭘하겠네, 하는 생각을 하며.......

 

차례 후에 성묘를 갈 때 갔다 온다고 며느리를 다독이는 아들을 따라 

우리네 성묘 문화도 구경할 겸 함께 갔다 오라고 권하니 며느리 얼굴이 꽃처럼 피어난다.

그맘때는 낯선 사람 투성이인 시댁에서 남편이 가장 편하다는 것을

익히 경험한 이 시어머니가 잘 알고 있다....... 험험.......^^

나중에 들으니 며느리는 성묘 문화가 신기해서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더란다.

 

 

서울의 내 친정집으로 가는 길에 바라보는 청명한 하늘.

 

코로나로 인하여 미뤄진 우리나라에서의 결혼식으로 인하여 생전 처음 보게 되는 조카 며느리가 신기한

내 동생들과 큰 상 펼치고 앉은 우리는 양반다리가 편한데 외국인인 며느리에게는 양반다리가 참 불편하단다.

오히려 무릎 꿇은 자세가 편하다는데 보는 우리는 불편해서 편하게 앉으라고 자꾸 권하게 된다.

나중엔 편하게 소파에 앉아 있으라고 권하게 된다.

 

전 날 미리 아산으로 내려오고 , 추석 날 새벽 다섯 시 전부터 하루를 시작하여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무척 고단할 것 같아서 큰아들 부부와 작은 아들을 먼저 보내고

동생들 부부와 조카들은 12시가 넘어 돌아가고 집이 먼 우리 부부만 남아 하룻밤을 묵고 돌아온 추석이었다,

 

 

 

 

 

 

 

이런저런 선물들.

며느리로부터 정중한 인사와 함께 받은 해바라기 꽃다발을

싱싱할 때 찍었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며칠 지나 찍게 되었다.

그마저도 몇 가지는 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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