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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고양이 집사 노릇하기

by 눈부신햇살* 2022. 8. 28.


아들 부부가 열흘 예정으로 벨기에로 떠났다.
우리나라로 나올 때 일 년에 한 번씩 찾아뵙기로 며느리가 친정 부모님과 약속했단다.
우리나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1년 8개월이나 되었다.

(왜 착각했을까? 혹시나 하고 지난 게시물 뒤져 보니 7개월만에 가는 것이었다.

모든 감각이 둔해져 가고 있나 보다...... 에효.....)
정말 세월이 빠르다. 눈 감았다 뜨면 일주일이 지나가고,
한 달이 지나가고 금세 일 년이 지나간다.
새해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이 끝나가고,
여름의 끝자락이며 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가을 기분이 나기도 한다.

아들 부부가 벨기에에 가있는 동안 며느리가 벨기에에서 데리고 온 고양이 두 마리를 돌봐주기로 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열흘간 떨어져 생활하게 되었다.
8년 여 동안 주말부부 하던 때도 떠오르고, 오래 살았던 도시라 모든 것이 낯익어 익숙하고 정겹다.

일산 집으로 오기 전 양평에 볼 일이 있어 들렀다.
젊은 날부터 여러 차례 들르게 되는 양평은 항상 친근함이 드는 곳이다.

점심으로 초밥 먹으려고 대기하는 중에 본 비둘기들의 몰골이 왠지 형편없다.
대부분 오동통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날개 빛이던데 잘 먹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비둘기들이었다.
대여섯 마리가 어울려 함께 풀을 뜯고 다녀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어찌해야 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가 마침 이렇게 열흘씩이나 일산에 머물게 되어서
미뤄뒀던 치과 치료를 받으러 갔다. 걸어서 갔다가 걸어서 오는 것이 새삼스럽게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산에서는 차가 내 발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 애가 초등학교 때 경필상 받은 애 맞나 하는 궁금증이 때때로 든다.
엄마 아빠는 글씨를 잘 쓰는데 누구를 닮았을꼬? ㅎㅎ
그렇지만 한편으론 내 맘에 쏙 드는 편지다.

그림까지 그려 넣어 엄청 아기자기한 맛이 나는 읽는 재미가 솔솔 나는 편지.

 

TV 방송에서 <같이 삽시다>를 즐겨 보는데 가끔 가다 박원숙 씨가 말한다.
"사람은 겪어 봐야 돼. 함께 살기 전엔 잘 몰라~"
우리가 이따금 잠깐씩 들를 때엔 항상 털이 긴 고양이 울랑프가 활동적이고 애교가 많은 개냥이 느낌을 주었다.
이번에 며칠 함께 있어보니 털이 짧은 아다가 더 활동적이며 애교가 많다.
이유가 뭐라지?

울랑프는 낮은 테이블 밑에서 잘 움직이지 않으며 심지어 커튼 뒤로 숨기까지 했다.

 

 

그런 울랑프가 테이블 밑에서 나와 저렇게 벌러덩 누워 있으면 내 마음이 몹시 편해지는 것이었다.
아들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더니 편안한 상태에서 나오는 옆으로 눕는 자세라고 몹시 좋아했다.

 

 

 

 

아다는 해 바라기 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저기서 옆으로 누웠다가 벌러덩 등을 대고 누워 있다가 이쪽저쪽으로 뒹굴다가
혼자서 참 재미있게 잘 노는 것이 보고 있는 사람도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왜 꼭 발을 담근 채로 발에 묻은 물을 핥는지 모르겠다.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아서 고양이의 모든 것이 신기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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