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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동네 한 바퀴

by 눈부신햇살* 2022. 8. 25.

 

과수원의 사과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탐스러운 사과가 붉게 익어가고,

 

 

 

벼 이삭이 패기 시작하고,

 

 

김장 무의 밑이 땅속에서 굵어지고 있으리라.
옆의 땅콩 밭은 풀 반 땅콩 반이었다.
무슨 풀이 점령하고 있나 살펴보았더니 `우슬'과 `방동사니'와 `바랭이' 천지였다.
땅콩은 어머니가 즐겨 심는 농작물이기도 한데 수확해 널어놓고 말리노라면
까치들이 자기들의 잔치상인 줄 안다고 한다. 망을 씌워 놓고 말려도 일부는 까치들의 밥이 된다고.

 

 

 

 

4월 초의 나무

 

4월 12일

 

6월 모내기 후

 

8월 말의 나무

안녕! 반가워! 또 올게!

내가 좋아하는 나무.

 

 

 

올봄 수선화가 노랗게 피어 장식하던 담벼락에는

 

지금은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 보랏빛으로 익어가고 있다.
꽃도 잘 가꾸는 아주머니는 농사도 잘 지으시나 보다.
방울토마토도 보이고, 가지도 보이고, 먹거리가 풍성한 자그마한 텃밭이 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수수. 우리 고향에서 부르는 이름은 쭈시.
어린날에 연한 수숫대를 꺾어 단물을 빨아먹곤 했다.

 

 

 

 

8월의 강한 햇볕에 벼가 익어가는 계절.

오늘은 좀 흐리네.

 

 

 

 

 

사위질빵

꽃받침이 다섯 장이면 할미밀망, 네 장이면 사위질빵이라고 한다.
개화기는 할미밀망이 5~6월, 사위질빵이 7~9월로 할미밀망이 먼저 핀다.
산에서 작업을 할 때 덩굴을 끊어서 짐을 묶기도 하는데 사위질빵은 너무 잘 끊어져서 묶으면 안 된단다.
그래서 말 그대로 사위가 짊어지는 질빵. 질빵은 짐을 걸어서 메는 줄의 이름.
잘 끊어지는 질빵이니 짐도 많이 무겁게는 못 든다 하여 붙은 이름 <사위질빵>.
사위질빵의 꽃말은 `비웃음'이라고 한다.
식물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면 재미있는 게 많다.

 

 

박주가리

들판에서 정말 흔하게 보는 덩굴 식물인 박주가리는
가을에 표주박 모양의 열매가 익으면 갈라지는 모습을 박이 쪼개졌다고 하여
‘박쪼가리’에서 ‘박주가리’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박주가리의 꽃말은 `먼 여행'이라고 하는데 멀리까지 씨가 잘 퍼져서 그리 붙었을까.

 

 

이곳 어디서나 눈에 잘 뜨이는 이름도 예쁜 설화산.

 

 

그러고 보니 올해 금계국을 한 번도 사진에 담지 않았네.
고향 친구들이 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꽃.
고향 들녘을 장식하던 꽃.
너무나 흔해서 베어 말렸다가 땔감으로 쓰던 꽃.
서울에 와서 맨 처음 봤을 때 어, 우리 고향에서 보던 꽃인데 하며 와락 반가움이 올라오던 꽃.

 

 

매화나무 밭이었는데 어느 하루 모조리 나무들 다 뽑아내고 쪽파 밭이 되었다.
얼마 전에 인부들이 와서 다 뽑아내더니 다시 푸른 쪽파 밭이 되었다.
사이사이 서 있는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면 괜히 그것도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쪽파 농사는 이모작이란 것을 여기 와서 알았다.
이 쪽파 밭이 나오면 동네 한 바퀴 산책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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