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한낮 햇볕의 기세는 아직도 대단하다.
다리가 검게 타는 것은 괜찮지만 팔과 얼굴이 타는 것은 마음에 걸려
반바지에 모자 쓰고 팔 토시 끼고,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선글라스 쓰고
나름 완전 무장 복장으로 호수에 갔다.
올해는 주로 해 질 녘에만 신정호를 한 바퀴씩 걸었음에도
몇 번의 여름 나들이 때문인지 발등이 까매지고 샌들 자국이 하얗게 남았다.
수국은 꽃송이가 커다래도 다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던데 나무수국의 꽃들은 고개를 떨군다.
커다란 꽃송이. 지나칠 때면 향기도 나는데 무슨 향기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 옛날 엄마 화장대의 분 냄새?
어린 날 시골집의 생울타리였던 무궁화.
까만 진딧물이 어찌나 극성을 부리던지 꽃 보고 다가갔다가 깜짝 놀라곤 했는데
신정호 무궁화나무들은 멀쩡하다.
비 온 뒤라 신정호의 물이 흙탕물이다.
수위가 높아져서 모처럼 하류 쪽으로 콸콸 흘러넘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문 열지 못하던 신정호 수영장이 2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밝은 웃음소리가 마구 쏟아진다.
매끈한 배롱나무 수피. 나무 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흔들린다고 하여 다른 이름은 `간지럼나무'라던가.
하얀 배롱나무 꽃에 앉은 이 곤충의 이름은 무얼까?
부레옥잠도 예쁘게 피는 계절.
평일 한낮엔 텅 빈 곳.
휴일 해거름엔 간이무대가 되어 쿵짝쿵짝 멀리 호수 건너편까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소리를 줄여줬으면....... 저 무대 앞에서 춤추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너무 큰 노랫소리에 사진 한 장만 찍고 얼른 지나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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