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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어느 여름날의 황혼

by 눈부신햇살* 2022. 9. 21.

 

비가 오다 말다 하던 지나간 8월의 어느 저물녘 산책길에서 무지개를 보았다.

해지는 반대편 동쪽(길치 및 방향치여서 확실하진 않음)으로 무지개가 떠오를 때

조금만 더 선명해져라, 조금만 더 하고 간절히 주문을 걸었지만

딱 저만큼만 피어오르다가 그마저도 금방 스러져갔다.

 

우리가 그 무지개에 감동받으면서 맞은편에서 오는 행인들을 바라보니

그들은 등 뒤로 무지개가 뜬 것을 모두 모르는 눈치였다.

우리가 보고 또 쳐다보는 데도 무엇을 그렇게 쳐다보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저렇게 무지개가 떠도 그것을 보는 사람이나

혹은 보이는 장소에 있게 된 사람이나 보는구나!

 

 

 

 

이렇게 완전한 반원 모양인데 색깔만 조금 더 짙었으면 을매나 좋았을꼬.

그래도 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

굳이 변명하자면 사진에는 무지개 색상이 덜 나타난다고.......ㅋㅋ

 

 

 

 

 

 

무지개는 금방 사라져 버려서 보는 사람이나 볼 수 있었어도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타는 저녁놀은 오래오래 지속되어서

여기저기서 사진에 예쁘게 담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https://youtu.be/mM3SDMY_sMs

 

 

저녁을 남들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 5시 반이나 6시에 먹게 되므로

식사 준비를 하면서 듣게 되는 라디오 프로가 <박승화의 가요 속으로>이다.

그 프로에서 <그리운 건 너>라는 노래를 몇 번 듣게 되었는데

내가 초등학생일 때 라디오에서 들었으며 이따금 흥얼거리기도 했던 노래와 느낌이 달랐다.

리메이크했나? 검색했더니 영화 속에서 홍광호란 배우가 불렀다고 한다.

아주 많은 세월을 건너온 노래. 여전히 좋네!

 

 

파란 잔디 위에 나홀로 앉아서
지난날 행복했던 추억을 생각하네
떠나간 옛사람을 잊지 못해 찾아오니
하얀 구름만 내마음 달래주네

그리운 건 너
괴로운 건 나
그리운 건 너
괴로운 건 나
파란 잔디 위에 나홀로 앉아서
하얀 구름 위에 그 이름 띄워보네
우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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