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무심히 습관대로 창문을 열다가 바라본 하늘에 걸린 초승달.
순간 긴가민가 한참 생각했네. 정말 달 맞아? 저런 모양의 구름인가?
이제 생각해보니 달의 방향이 반대인 것을 보니 저것은 그믐달인가 보다.
비행기 한 대 지나갔을까?
하늘을 길게 가로지른 비행운.
이 논이 이렇게 깨끗한 것은 피를 뽑은 농부의 수고로움 때문이지.
이맘때면 논에서 할 일은 추수하는 것만 남은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운동 끝나고 나오면서
저 논에서 열심히 피를 뽑고 있는 연세 지긋해 보이는 농부를 보았다.
길 가다 우연히 발견한 사마귀.
사마귀의 걸음걸이는 마치 코미디 한 편 보는 것 같았다.
폴짝 뛰어가거나 날아가거나 재빠르게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갈까 말까 갈까 말까를 몇 번 반복하듯이 몸을 앞뒤로 흔들다가(그것도 아주 아주 느리게) 겨우 한 걸음 떼어놓는 것이었다.
너의 이름은 뭐니?
혹시 두꺼비? 물속에서는 빠른지 모르겠으나 물밖에서는 얘도 아주 아주 느리다.
간혹 사람들이 나처럼 얘를 사진에 담느라고 찰칵거려도 그러거나 말거나 마이 웨이다.
하루가 저물었네.
또 다른 날에 본 목수국은 순백에서 연갈색으로 꽃잎 색을 바꿨다고 생각하며 가까이 갔더니
아직은 붉은색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런 색은 무슨 색이라고 해야 하지?
개화기간이 길어서 전원주택의 생울타리로 심으면 꽃을 오래 보아 좋을 듯하다.
물푸레나무 수피는 얼룩말의 가죽 같다는 생각도 하고......
하얀 겹꽃의 무궁화.
정말로 천 일을 피는 것처럼 오랫동안 천일홍이 피어 있고,
호수 수면은 잔잔하게 말이 없고,
휴일인 장어집도 고즈넉하기 마찬가지고,
차 끌고 와서 호수 한 바퀴 돌아봤자 7천 보 정도 되어 성에 안 차
갈등 끝에 더 운동되라고 두 바퀴 돌았더니 에고, 힘들어.
배도 고프고, 집에 가자.
아직 한낮의 햇살은 따가워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오르니 열기로 후끈하다.
나무 그늘로 차 앞이 향하게 거꾸로 세워둘 걸...... 미련탱이......
석양 맛집인 이 집 창 너머로는 저렇게 노을이 하루를 마감하는 하루이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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