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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봄은 이만큼 와 있었어

by 눈부신햇살* 2022. 3. 23.

 

봄이 어디만큼 왔나 궁금해 마트에 들러 장 보고 오다가 차를 돌려 신정호에 가보았다.

사실, 거의 매일 가는 신정호지만 환한 햇볕 아래의 신정호가 보고 싶었거든.

 

따스한 봄볕 아래로 내려서자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이름 모를 새들은 한가로이 풀숲 위에 앉아 멍 때리기를 하고 있었다.

고개의 위치를 보니 물멍은 아닌 것 같고,

집멍? 나무멍? 아니 아니 전체를 보는 동네멍?

 

큰개불알풀 또는 봄까치꽃

발밑에는 봄을 알리는 풀꽃, 봄까치꽃도 피어 반가움을 불러일으키고,

 

수양버들(실버들), 능수버들은 축축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듯이 늘어진 가지마다 연둣빛을 머금었다.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듣다보니 너무 좋아서 퍼왔어요.

 

실버들/ 김소월 시 희자매 노래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 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리

한갓되이 실버들 바람에 늙고
이 내 몸은 시름에 혼자 여위네
가을 바람에 풀벌레 슬피 울 때엔
외로운 밤에 그대도 잠 못 이루리

 

 

물속은 어떤가 공연히 빤히 쳐다보다가(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두리번거리며 시적시적 걷다가 이 풍경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해바라기를 했다.

봄볕이 어찌나 따사로운지 노곤노곤 나른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진다.

 

게시물을 뒤졌더니 작년엔 3월 9일쯤에 벌써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었던데 올해는 많이 늦다.

올봄이 작년 봄보다 더 추웠나 보다.

 

내 눈엔 엄청 예뻐 보인 산수유꽃이었으나 사진 속엔 이렇게 그저 그런 모습으로 담겼다.

사진발 안 받는구나?...!

메타세콰이어 빈 가지들만 두드러지네.

 

연밭에서 노는 오리들도 봄볕에 한가로워 보이네.

 

매화나무 아래서 또 감탄한다.

무척 향기롭구나! 너는......

 

어슬렁거리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1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점심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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