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휴일 낮에 보는 신정호.
12월에도 신정호를 찾는 사람이 참 많다.
겨울 풍경을 보며 지나간 계절의 신정호를 떠올려본다.
연들은 기하학적 무늬로 호수를 수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혹은 인물사진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풍경사진으로 찍히기도 한다.
돌아온 청둥오리가 반가워 이따금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여기에 한 무리, 저기에 한 무리, 곳곳에 청둥오리 무리가 둥둥 떠있다.
몇 채 보이는 단독주택이 좋아 보여 찍었다.
전원주택 생활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하면 모두 팔 걷어붙이고 반대한다.
정 하고 싶으면 작은 텃밭을 일구고 거기다 농막이나 하나 갖다 놓으면서 전원생활을 누려보란다.
12월 중순쯤 되자 저 버드나무가 잎을 다 떨구었다.
안개 자욱한 밤에도 걷고,
비가 추적추적 내려 인적 뜸한 밤에도 꿋꿋이 걷는다.
내 좋은 친구,
남편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걷는 중에 아무도 마주치지 않으며 단둘이 걷는 밤엔
남편에게 조금 더 상냥해지는 날이다.
12월 19일 일요일
처음 얼마 동안은 일산에서 아산으로 내려오려면 기분이 확 가라앉곤 했다.
이제는 덤덤해지며 익숙해졌다.
멀리 익숙한 모습의 설화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왼편 배방산, 오른편 설화산.
저녁으론 차돌비빔국수를 먹고 신정호에 갔다.
달이 너무나 커서 슈퍼문이냐고 물어봤다.
휘영청 뜬 커다란 보름달.
달력으로 확인해 보니 음력 열엿새의 달이다.
이제 어느새 일산 집은 다니러 가는 집 같고, 이곳 아산 집이 생활하는 곳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일산에 있을 때면 푹 쉬고 싶고, 아산에 오면 열심히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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