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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여러 날

by 눈부신햇살* 2021. 9. 1.

 

호수를 돌다 보면 새들은 저렇게 저희들끼리 모여 있기도 하고,

때로는 오리들과 함께 있을 때도 있다.

 

가을장마로 물이 제법 차올랐다.

 

신정호의 예전 이름이었다는 마산저수지의 마산을 따서 이름 지었다는 

마산정에 올라 멀리 아산 시내 쪽을 바라보기도 하고,

 

그 정자 앞으로 깔린 맷돌로 된 디딤돌들을 요리조리 살펴보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낮에 혼자 가서 놀 때의 일이다.

 

이른 저녁을 먹고 둘이 함께 가서 돌다 보면 그새 해가 짧아져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가고,

 

이른 저녁을 먹고 둘이 함께 가서 돌다 보면 그새 해가 짧아져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가며

저기 서 있는 것이 개인지 늑대인지 모호해지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찾아오고,

 

알록달록  불빛들이 켜지고 호수에 그대로 반영되어 물 위에 반짝이면 예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또다시 낮에 찾아가 본 신정호 연밭에는 아직도 드문드문 화사하게 연꽃이 피어 있고,

문득 향기롭다는 연꽃 향기를 한 번도 맡아본 적이 없다는 데에 생각이 머물렀다.

언제 한번 코 대고 흠뻑 맡아보리라.

 

그리고 한켠에서는 시냇물은 졸졸졸졸 잉어들은 왔다 갔다 하며 관심을 끌고,

연밥들은 해바라기처럼 해를 따라 돌며 진갈색으로 익어 간다.

 

이곳에서 `어리연꽃'은 처음 보는지라 어! 하면서 반갑게 들여다보고,

 

`물상추'라고도 부르고, `물배추'라고도 부른다는 수생식물을 보며

너는 욕심쟁이구나, 이름을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고, 라는 생각도 해보고,

이름 붙인 사람이 욕심쟁이인가?

 

지나다니며 늘 뒤꽁무니만 보다가 돌아서 앞으로 가보았다.

 

옆으로도 가서 보았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거북선!

그런데 너무 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어느새 가을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끔 낙상홍 열매도 빨갛게 익어가고,

 

꼬리조팝나무도 개화기가 길구나!

 

올해 처음 알게 된 `나무수국'의 꽃. 

산수국도 있고, 수국도 있고, 불두화도 있고, 나무수국까지 있다니 

꽃 모양들이 비슷해 헷갈리겠다.

 

오늘따라 내 마음에 와서 박히는 글.

 

반짝 해가 났다가

 

또다시 이어지는 비.

 

시골 마을은 빗속에 잠겨.

 

그러다 해 질 무렵 개이기라도 할라치면 이런 풍경이 되고......

 

 

https://youtu.be/cCyJNklLauw

 

호수를 돌다보면 군데군데 설치해 놓은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동안 클래식만 틀더니 요즘엔 가요를 틀어주는데 싱어게인 출신 이무진이 `비와 당신'을

리메이크했다는 것을 호수를 돌다가 알게 되었다.

박중훈이 `라디오스타'란 영화에서 불렀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참 좋아

집으로 돌아와서도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되었다.

처음 들었을 때 이무진의 목소리를 한 번에 알아들은 것은 아니다.

스피커에 폰 갖다 대고 다음으로 검색해서 알게 되었다.

 

또 다른 날,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들을 때도 윤도현의 목소리가 아닌데

꾸밈없이 부르는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역시나 길 가다 말고 스피커에 폰 갖다 대고 들려주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에서 김대명이라는 배우가 불렀다고 다음이 알려준다.

노래도 잘 하지만 목소리가 참 좋구나. 노래 부르는 진지한 모습도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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