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늦가을의 내 생일엔 남편님께서
몇 해 까마득하게 잊고 사셨던 꽃다발을 사 오셨더랬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예쁜 꽃다발이 퍽 좋았다.
문제는 달랑 꽃다발만 사 왔다.
밥도 사줬지만 왠지 허전한 마음은 왜일까?
작은아들은 와인을 한 병 사 왔더랬다.
아들은 워낙 짠돌이니까 와인 한 병에도 고마웠다.
원래는 작년처럼 유명 빵집에서 케이크도 사 올 예정이었지만
먼 나라로 나간 큰아들이 아버지 생일에는 보내지 않았던
케이크 쿠폰을 보내오는 바람에 와인만 사 오게 돼서 미안했던가 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현금봉투를 내밀었다.
헉, 짠돌님께서 크게 맘 잡수셨네! 그렇지만 역시 짠돌님은 짠돌님이셨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버지 생일에는 없었던 것이다.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는 감동해서 코끝이 찡해졌다.
자식에게서 현금으로 선물을 받아본 건 처음이다.
현금에 약한 나는 지극히 속물이다. 인정!
그동안 받았던 아이패드니, 발마사지기 등은 다 어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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