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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누굴 닮아서...

by 눈부신햇살* 2006. 12. 16.

 

 

 

엉뚱하고도 기발한 생각의 대가인 작은아들 녀석이 다니는 학교는 해마다 학기초면 화분을 하나씩 가지고 가서 반에다 두고 기르다가 학기말이면 다시 집으로 가지고 돌아온다. 겨울방학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있는 그제인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녀석이 낑낑거리며 저 화분을 들고 왔다. 4학년 때 사서 학교에 가져갔다가 올해처럼 방학할 때면 다시 집으로 가져와서 기르고 개학하면 다시 학교로 가져가기를 반복하던 화분이다. 맨 처음 살 때는 아주 작은 화분에 담겨 있던 2 천 원짜리 조그만 화초였다. 그러던 것이 2년 만에 저리 무성하게 컸다. 물론 집에 있을 때는 화분이 작을 만큼 커진 것을 분갈이도 내가 해주며 돌 본 화초이다.

 

여름 방학 때에 밖에다 내놓았더니 햇빛과 바람에게 많은 영양분을 얻었던지 쑥쑥 자라서 학교에 보낼려니 조금 아깝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던 것이다. 교실에다 가져다 놓고 물 주기를 게을리하자 친구가 이따금 대신 물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녀석이 화분을 내게 건네주면서 괜시리 싱글싱글거리면서 푯말을 읽어보라고 한다. 무심히 읽던 나는 풋!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이쁘고 이쁜 화분에게 그 무슨 악담을 이렇게 심하게 했을까.

내가 부르는 애칭이 < 곧 시들 식물> 이라니...

식물에게 한다는 한마디가 <명복을...> 이라니...

에고, 누구 닮아서 그리 엉뚱하고 기발한겨?!

 

저 화초는 아들의 심술에 맞대응하듯이

저리 싱싱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는가?!

푸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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