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4

3월은 바쁜 달 3월 초엔 큰아들 생일, 3월 말쯤엔 작은아들 생일이라서 3월이면 두 번 가족식사를 하게 된다. 큰아들 생일에는 일산의 일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작은아들 생일엔 백운호수 근처의 한정식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두 번 다 나름 거금이 나왔는데 남편이 쐈다. 4월엔 남편의 생일이 있는데 그때는 나더러 쏘라네. 상견례를 많이 하는 곳인지 정장차림으로 많이들 왔다. 2층에서는 호수가 내려다 보일지 모르겠으나 조망 좋은 창가자리로 예약했지만 우리가 앉은자리에서는 고개를 빼어 들어야 호수가 보였다. 점심식사 후에 백운호숫가를 잠깐 거닐었다. 그새 나는 신정호에 익숙해져서 연신 신정호 예찬. 신정호보다 백운호수가 훨씬 작다, 호숫가 풍경도 신정호가 더 예쁘다, 호수가 더 크니 돌면 운동도 더 된다 등등......ㅎㅎ .. 2023. 3. 30.
2월의 서울에서 엄마와 동생과 셋이서 오르는 산길. 저 멀리 동생이 몇 번인가 올랐다는 불암산이 보이고, 엄마와 함께 오르면 워낙 느린 속도라 운동이 되지 않으므로 동생은 다른 층계길로 일찌감치 오르고, 나는 엄마와 담소를 나누며 보조를 맞춰 오른다. 요즘은 시어머니를 뵙고 나면 이렇게 함께 산을 오를 수 있는 친정 엄마의 건강함에 새삼스럽게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청설모의 나무 타는 솜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아쉽게도 오늘도 미세먼지가 가득해서 시야가 뿌옇다. 롯데타워와 남산타워가 희미하게 보여 거기 있으려니 짐작할 수준이었다. 친구들과 공덕역에서 만나 J는 예식장에 잠깐 다녀오고 나머지 셋이서 그 유명한 마포갈비를 맛있게 먹었다. 아주 어린 시절 가파른 층계가 많던 신공덕동에 대한 추억의 장소가 어디쯤인지 가늠이.. 2023. 2. 19.
엄마랑 나랑 엄마랑 나랑 둘이서 초겨울 앞산에 오른다. 낙엽이 수북이 솜이불처럼 덮였다. 여러 장 사진을 찍는 내게 무엇이 이뻐서 찍느냐고 물으신다. 나는 다~! 하고 대답한다. 외손녀가 선물해 드린 화사한 색상의 패딩점퍼가 엄마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연신 참 잘 어울린다 하며 새삼스럽게 조카가 기특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다른 길로 산을 내려가 보자. 길게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내려왔더니 생전 처음 보는 장소가 나왔다. 울 엄마 이 동네에 사신 햇수가 몇 년인데 처음 보는 곳이라 그만 반대 방향으로 가시네. 아니라고 하니 나를 믿지 못하셔서 길가는 행인에게 물었더니 내 말이 맞네. 하마터면 초겨울 날은 저물어가는 시간에 서울이란 큰 도시에서 미아? 길 잃은 성인 둘이 될 뻔했네. 내가 짧.. 2022. 12. 4.
아름다운 것들 진분홍 짧게 자른 털실 같은 꽃잎에 진노랑으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수술. 동글동글 복슬복슬 언제 보아도 귀여운 꽃. 잉글리쉬데이지가 동그랗게 동그랗게 피었다. 언뜻 보면 눈에 잘 띄지도 않게 숨바꼭질하듯이 피어 올해도 어김없이 내게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던 모과꽃. 그렇듯 꽃은 두드러지지 않게 피우고, 열매는 천하에 못 생기게 달면서 이토록 두드러지지는 수피를 갖고 있는 이유는 뭐냐고 묻고 싶어지는 군복 무늬의 모과나무 수피. 그새 진해진 노랑꽃창포의 색깔. 초나흘 달 작년에도 올해에도 느티나무 뒤에 서 있어서 땅에 떨어진 오동나무 꽃을 보고서야 오동나무가 있나 하고 위를 올려다보게 된다. 나는 보랏빛을 좋아하는가? 보랏빛 옷을 은근히 즐겨 입는 것 같다. 오동나무 꽃이 반갑다. 지칭개도 피고, .. 2022.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