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색의 방

아름다운 것들

by 눈부신햇살* 2022. 5. 13.

 

진분홍 짧게 자른 털실 같은 꽃잎에 진노랑으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수술.

동글동글 복슬복슬 언제 보아도 귀여운 꽃.

잉글리쉬데이지가 동그랗게 동그랗게 피었다.

 

언뜻 보면 눈에 잘 띄지도 않게 숨바꼭질하듯이 피어 

올해도 어김없이 내게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던 모과꽃.

 

그렇듯 꽃은 두드러지지 않게 피우고, 열매는 천하에 못 생기게 달면서

이토록 두드러지지는 수피를 갖고 있는 이유는 뭐냐고 묻고 싶어지는 군복 무늬의 모과나무 수피.

 

 

그새 진해진 노랑꽃창포의 색깔.

 

초나흘 달

 

작년에도 올해에도 느티나무 뒤에 서 있어서 땅에 떨어진 오동나무 꽃을 보고서야

오동나무가 있나 하고 위를 올려다보게 된다.

나는 보랏빛을 좋아하는가?

보랏빛 옷을 은근히 즐겨 입는 것 같다.

오동나무 꽃이 반갑다.

 

지칭개도 피고,

 

조뱅이도 피었다.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어딘가 다르다.

다음 검색을 이용했더니 엉겅퀴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어딘가 미심쩍다. 꽃은 비슷하다 쳐도 잎이 엉겅퀴 잎이 아닌데......

오래전부터 열심히 들여다보며 풀꽃나무 공부하던 카페에 올려 물었더니 <조뱅이>라고 알려주신다.

알고 보면 올해 처음 보는 꽃이다. 아니다. 올해 처음 알아보는 꽃이라고 해야 하나?

지칭개, 엉겅퀴, 조뱅이, 너희 셋은 너무 닮았잖아아아아아~

 

정말 쌀 밥알 같이 생겼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이팝나무 사이로 뜬 반달.

 

노랑과 연두의 색 조합이 오묘한 바람 불면 사사삭 소리를 낼 것만 같은 사사.

 

호수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나란히 나란히 서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는 작은아들을 태우고 셋이서 지나가며 보는 강변북로 맞은편 풍경에 늘 마음을 빼앗긴다.

아마도 셋이서 한 차를 타고 가고 있다는 것이 좋아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널브러져 있는 울랑프를 볼 때도 더없이 좋다.

이런 순간에는 우리 가족 다섯이 모두 모여 있을 때라서 그러지 않나 싶다.

너도 편안하구나, 하는 느낌.

 

 

창밖으로 보이는 숲에 참나무 종류만 있는 줄 알았더니

5월이 되자 하얀 꽃을 피워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오는 아까시나무.

창밖을 내다볼 때마다 더 유심히 보게 되는 풍경.

멍 때리기 딱 좋은 풍경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