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을 때 틀어 놓는 주방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마음에 들어왔다.
- 저 노래 좋다. 누가 부르지?
노래는 내가 남편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남편이 엄청 잘 알고 있는 노래였다.
원곡은 최성수 씨 것이고, 김연지라는 생판 처음 듣는 이름의 가수가 리메이크했고,
최성수 씨 원곡의 노래 가사가 좀 더 야한 것을
여자 가수가 리메이크하면서 조금 손 봐서 담백하게 순화하여 불렀다고.
언제부턴가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컴에서 검색해 듣다가
이 노래가 나는 한 번도 보지 않았던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의 OST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노래가 좋아서 드라마에 관심이 갔고, 뒤져 보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고,
틈틈이 너무나 멋진 제주 풍경이 나와서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제주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옴니버스 형식의 20부작 드라마였는데 편편이 감동을 주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매번 울컥하면서 눈물을 훔쳐내곤 했다.
심리묘사가 탁월한 작가라는 생각.
거기에 모두의 훌륭한 연기력이 합쳐 만들어낸 명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왓챠의 <보고 싶어요>에 담아두기만 하고 보지 않던 영화들을 한 편씩 숙제하듯이 보았다.
원빈의 <아저씨>, 조인성의 <비열한 거리>, 김래원의 <해바라기>.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영화들이어서 미뤄두었던 건데 뜻밖에도 참 재미있었다.
<마더>에서의 원빈도 강렬했지만, <아저씨>의 원빈은 멋졌고,
김래원의 연기는 능청스러웠으며, 찌질한 건달 조인성은 매력적이었다.
평소에 조인성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고, 썩 미남이란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이러면 망언에 등극하는 건가?)
<비열한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조인성은 말할 수 없이 매력덩어리였다.
<클래식>이란 영화에서 조승우가 너무 돋보여 상대적으로 조인성의 멋짐을 몰라보았나 보다.
조승우의 찰진 연기 때문에 조인성의 어설픈 연기가 이상해 보여 내 눈엔 조승우만 보였었다.
그런 내게 이렇게까지 조인성이 연기를 잘했던가, 조인성을 다시 보게 된 영화, <비열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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