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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걷기

[아산 둘레길] - 법곡신인동 둘레길(배꽃/복사꽃)

by 눈부신햇살* 2025. 4. 15.

- 4월 15일 화요일 9시
 

오늘의 집결지는 전에 내가 운동하러 다니던 행정복지센터 복숭아과수원 옆에 있는 주차장이다.
 

법곡동과 신인동엔 배 과수원과 복숭아 과수원이 제법 넓게 자리하고 있다.
 

 

 
온주아문 및 동헌
 
온주아문 및 동헌은 조선 시대에 온양군에서 관아로 쓰인 건물이다. 아문은 조선 고종 8년(1871)에
다시 세워졌으며, 동헌은 세워진 후 여러 차례 변형되었다가 1993년에 수리 · 북원 되었다.
아문은 앞면 3칸, 옆면 2칸의 규모로, 돌 위에 누각을 만든 문루 건물이다. 기단 위로 1.5m 높이의
주춧돌을 올리고 그 위에 둥근 기둥을 세워 누마루를 설치하였다. 아문의 앞면에는 `온주아문'이라는
현판이 있는데, 이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온양군을 `온주'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한 듯하다.
 
동헌은 앞면 6칸, 옆면 2 칸 규모로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길게 다듬은 받침돌을 한 벌 쌓아
기단을 마련하고, 주춧돌을 올린 후 그 위에 네모난 기둥을 세웠다. 이 건물은 조선시대에 온양군의 
동헌으로 쓰이다가 일제하인 1928년도부터 해방 전까지 주재소로 쓰였다.
해방 후에는 파출소로 쓰이다가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온양시 온주동사무소로 사용되었다.
 
 

 

당간지주

 

  • 법회 따위의 의식이 있을 때 쓰는 기를 달아 세우는 장대인 당간을 지탱하기 위하여 세운 두 개의 기둥이었으므로
  • 당간지주가 있다는 것은 근처에 절터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한다.
  • 저 아파트 밑에 온양향교가 있고, 그 온양향교와 이 당간지주 사이가 절터였을 거라고 추정된다고 한다.
  • 한동안 빈 공터였는데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저 멀리 광덕산

 

허물어져 가는 외딴 집

 

연분홍과 연두 환상의 하모니로 이맘때만 볼 수 있는 참 예쁜 산.
 

 

 

 

 

청렴결백한 명재상이었던 맹사성의 부친 맹희도와 모친 흥양 조씨의 묘소로 올라간다.
특이하게도 부친 맹희도의 묘가 아래쪽에 있고, 모친 흥양 조씨의 묘가 위쪽에 있다.
 

묘지 앞에서 바라보면 설화산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그 기세를 살짝 누그러뜨려 주는 것이
중간에 있는 낮은 야산과 작은 연못이라고 한다.
 

문인석

 

 

 

개망초 어린 잎과 쇠뜨기

 

 

 

9월이면 둥글고 엄지손가락만 한 배가 열린다고 하는데
일반 배에 비해 콩알만 해 보였나 보다. 
 

배나무 과수원

 

 

 

 

 

 

 

우리가 흔히 보는 서양민들레보다 연한 노란빛을 띠며 꽃차례를 감싸고 있는 총포조각이 곧게 서며 뒤로 젖혀지지 않는다.
 

 

 

 

 

 

 

 

 

 

 

 

 

 

작고 아담한 여러 가지 나무로 둘러싸인 내 마음에 꼭 드는 집.
가운데는 배롱나무일 테고, 양쪽으론 공작단풍나무일 테니
여름이나 가을이면 또 다른 어여쁨을 갖는 집이 되겠다.
 

 
명자꽃 / 안도현

그해 봄 우리 집 마당가에 핀 명자꽃은 별스럽게도 붉었습니다
옆집에 살던 명자 누나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누나의 아랫입술이 다른 여자애들보다 도톰한 것을 생각하고는 혼자 뒷방 담요 위에서 명자나무 이파리처럼 파랗게 뒤척이며
명자꽃을 생각하고 또 문득 누나에게도 낯설었을 초경(初經)이며 누나의 속옷이 받아낸 붉디붉은 꽃잎까지 속속들이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꽃잎에 입술을 대보았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내 짝사랑의 어리석은 입술이 칼날처럼 서럽고 차가운 줄을 처음 알게 된
그해는 4월도 반이나 넘긴 중순에 눈이 내렸습니다
하늘 속의 눈송이가 내려와서 혀를 날름거리며 달아나는 일이 애당초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명자 누나의 아버지는 일찍 늙은 명자나무처럼 등짝이 어둡고 먹먹했는데 어쩌다 그 뒷모습만 봐도 벌 받을 것 같아
나는 스스로 먼저 병을 얻었습니다
나의 낙은 자리에 누워 이마로 찬 수건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어린 나를 관통해서 아프게 한 명자꽃,
그 꽃을 산당화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될 무렵
홀연 우리 옆집 명자 누나는 혼자 서울로 떠났습니다
떨어진 꽃잎이 쌓인 명자나무 밑동은 추했고, 봄은 느긋한 봄이었기에 지루하였습니다
나는 왜 식물도감을 뒤적여야 하는가,
명자나무는 왜 다닥다닥 홍등(紅燈)을 달았다가 일없이 발등에 떨어뜨리는가,
내 불평은 꽃잎 지는 소리만큼이나 소소한 것이었지마는
명자 누나의 소식은 첫 월급으로 자기 엄마한테 빨간 내복 한 벌 사서 보냈다는 풍문이 전부였습니다
해마다 내가 개근상을 받듯 명자꽃이 피어도 누나는 돌아오지 않았고,
내 눈에는 전에 없던 핏줄이 창궐하였습니다
명자 누나네 집의 내 키만 한 창문 틈으로 붉은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던 저녁이 있었습니다
그 울음소리는 자진(自盡)할 듯 뜨겁게 쏟아지다가 잦아들고 그러다가는 또 바람벽 치는 소리를 섞으며 밤늦도록 이어졌습니다
그 이튿날, 누나가 집에 다녀갔다고, 애비 없는 갓난애를 업고 왔었다고 수런거리는 소리가
명자나무 가시에 뾰족하게 걸린 것을 나는 보아야 했습니다
잎이 나기 전에 꽃몽우리를 먼저 뱉는 꽃,
그날은 눈이 퉁퉁 붓고 머리가 헝클어진 명자꽃이 그해 첫 꽃을 피우던 날이었습니다
 

 

 

 

 

 

 

 

 

설화산은 지금 한창 예쁨 중.
사진엔 그저 그렇지만 온갖 연한 색깔들로 꾸며진 설화산의 미모에 연신 감탄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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