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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걷기

[아산 둘레길] - 태학산 숲길 ③

by 눈부신햇살* 2025. 3. 13.

- 3월 11일 화요일 9시 30분

 

 

지난해 6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가게 된 태학산이다.

 

 

오리나무 길다란 수꽃과 붉은 색 암꽃

 

오리나무는 예전에 5리마다 한 그루씩 심어 길의 이정표로 삼은 나무라고 한다.

 

개암나무 수꽃과 암꽃

 

몇 년 전 국립수목원이 정한 우리나라 3월의 나무는 [개암나무]라고 한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 종류 중 '헤이즐넛 커피'는 커피가 원료가 아니라 개암나무 열매인 '깨금'이 주원료란다.
 
깨금은 밤이나 도토리처럼 딱딱한 견과 안에 전분이 들어 있는데 맛은 별로 없지만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요긴한 간식거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개밤나무'로 불렸다가 [개암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
 

오리나무와 개암나무 꽃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았다.

다만 오리나무는 큰키나무 교목이고, 개암나무는 키작은나무 관목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키 작은 오리나무도 있을 테니

나 혼자 산에서 두 나무의 꽃을 만난다면 구분하지 못하리라.

하긴 닮은 꽃이 어디 한둘이랴.

생강나무 꽃과 산수유 꽃처럼.

영춘화와 개나리 꽃처럼.

감국과 산국처럼.

 

이제 막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 생강나무.

산엔 생강나무, 동네엔 산수유.

산에 피는 노란색 꽃은 모두 생강나무 꽃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강원도에선 추워서 자라지 못하는 동백나무인지라 

생강나무 열매에서 기름을 짜  머릿기름으로 사용했기에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생강나무를 산동백나무라 불렀다 한다.

그래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김유정의 `동백꽃'의 노란 동백꽃은 이 생강나무 꽃을 말한다.

 

생강나무에는 녹나무과에 드는 많은 식물이 흔히 그러하듯 특유한 냄새가 있다. 생강나무는 방향성 정유(특이한 향기를 가진 기름)를 함유하고 있어 그 잎이나 어린 가지를 잘라 비비면 그 상처에서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그것이 바로 생강 냄새이다. 그래서 이름도 생강나무이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동박나무라고도 하는데 다음은 `동박나무'가 나오는 「정선 아리랑」이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 장철 임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아우라지 지 장구 아저씨

배 좀 건제 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아우라지라는 나루터에 노랗게 피어나는 동박나무(생강나무)들을 배경으로, 장구 가락이 신명 나는 지 씨 성을 가진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오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싸리골에는 유난히 많은 동박나무(생강나무)가 자랐다고 한다. 

 

`작설차'로 일컬어지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생강나무의 어린잎을 말려 만든 차도 작설차라 부른다.

- 출처 : 이유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이번엔 인솔쌤께서 이끼에 대해 많이 알려주셨는데 이끼의 열매는 `삭'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마치 생강나무 꽃처럼 생긴 노란 지의류가 참 예뻤다.

누군가는 바위에 봄꽃이 피었다고 표현했다.

 

 

지의류, 곰팡이, 이끼가 한 나무에 공생.

 

 

잎 뒤에 고사리의 씨인 포자가 붙은 것을 보여주셨는데 급한 마음에 찍은 사진은 엉망이다.

고사리 포자는 아주 작다.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깨알보다도 훨씬 훨씬 작다.

 

마침 지난해 7월 광덕산에서 본 고사리 잎 뒷면 사진이 있길래 가져와 보았다.

잎 뒤에 하얗게 동글동글 촘촘히 박힌 많은 고사리 포자들.

 

무엇을 보고 있느냐 하면 멧돼지가 진흙 목욕한 흔적과

연못에 가득한 개구리 알을 내려다보고 있다.

 

개구리 알이 까맣게 가득한 작은 웅덩이와 그 앞 멧돼지가 뒹군 흔적.

 

 

천안 - 태학산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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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번과는 달리 이번엔 태학산 정상에 올라보라 하신다.

우리가 중간에 휴식을 취했던 장소에서 불과 왕복 2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셨는데

낚였다고 생각 드는 게 족히 1시간 넘게 걸렸지 않나 싶다.

 

 

금방 정상에 도달할 줄 알았더니 제법 가파른 길을 꽤 올라가야 했다.

 

정상석 옆에 있는 팔각정.

 

생각보다 높은 산이었다.

이로써 나는 배태망광설 중 광덕산( 때죽나무 꽃향기 날리는 광덕산에서) ,

설화산 (싸리꽃이 한창인 설화산) , 배방산( [아산 둘레길] - 배방산 )에

이어 태학산까지 네 개의 산에 올라보았다.

이제 망경산만 남았네.

 

팔각정에서 가뿐 숨을 몰아쉬며 뿌듯한 성취감을 안고 내려다본 풍경은 

뿌연 미세먼지 잔뜩 낀 언제나 아쉬움을 가득 안겨주는 전형적인 초봄의 풍경이었다.

여름날이 무지막지하게 더워도 여름날에 한 표 더 주게 되는 건

깨끗하고 맑은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

 

 

 

 

이랜드 물류창고도 보이고,

 

하산 길에 아무 생각 없이 좌로 꺾어 얼마쯤 내려오다 생각하니

우리가 가뿐 숨 몰아쉬며 힘들게 올랐던 그 많은 계단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 생각이 우리들 머릿속에 떠올랐을 땐 이미 제법 내려온 지점이라 돌아가는 것은 내키지 않아

내비 켜고 떨어져 나온 우리 길 잃은 일행 다섯은 다섯이어서 다행이라며 씩씩하게 잘 찾아 내려왔다.

내비라는 물질문명의 발달로 어디다 떨궈놓아도 길 잃을 염려 없는 세상이 되었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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