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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때죽나무 꽃향기 날리는 광덕산에서

by 눈부신햇살* 2023. 5. 22.

넓을 광(廣) 자에 편안할 덕(德), `고 편안한 산'이라는 광덕산에 오르기로 했다.
천안·아산권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충청도 인심만큼이나 부드럽고 유연한 산세를 자랑하는 광덕산은 차령산맥이 만들어 낸 명산으로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도권 사람들이 당일코스로 많이 찾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천안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광덕산을 중심으로 한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이곳을 찾아 산수의 경관을 만끽하기도 한다. 또한 광덕산은 해발 699.3m로 돌이 없고 크게 "덕"을 베푸는 등산코스로 전국에 잘 알려져 있는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이다. 정상에 서면 차령산맥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겹겹이 펼쳐지고 발 아래로는 광덕사가, 서북쪽으로는 송악저수지가 아스라이 보인다. 호두나무가 무성한 광덕사 주변은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풍운아 김옥균, 임시정부 주석 김구선생등 역사적 인물들이 은신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가져옴.
 

바위가 없고 주로 흙길로 이어져 저렇게 이름 붙었나 본데
아산 송악면 강당골에서 올라가는 길은 경사도가 제법 심했다.
초입부터 가파른 계단 길이 쭈욱 이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오전의 맑은 햇살이 비쳐드는 길을
기쁨이 가득 일렁이는 마음으로 걷는다.

 

 

 

 

 드물게 등산객을 만나게 되는 호젓한 산길에서
새는 어여쁜 소리로 지저귀고 나뭇잎은 바람을 따라 자주 수런거렸다.
새들의 대화 내용을 추리하는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우리는 좋다, 참 좋다, 연신 감탄하게 되었다.

 

고사리의 연초록이 좋아 고사리를 만나면 늘 반갑다.

 

 

 

땅비싸리

 

쪽동백나무

산길을 가는 내내 어디선가 풍겨오는 때죽나무 꽃향기 또한 우리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향기 가득한 산길, 지금은 때죽나무 꽃의 시절이구나!
이 산엔 때죽나무가 떼로 있구나!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원래 산에는 때죽나무가 많은데 몰라보다가
꽃이 피어 있어 알아보는 것일까?

때죽나무 꽃과 꼭 닮은 쪽동백나무의 꽃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되었다.
쪽동백나무 잎은 커다랗고 둥글둥글, 때죽나무 잎은 작고 기다랗게 뾰족한 느낌.
쪽동백나무는 기다란 꽃차례를 매달아 조금 풍성한 느낌이고,
때죽나무는 조금 적은 개수의 꽃차례를 늘어뜨리고 있다.

 

때죽나무

 

 

가죽나무는 이제 막 꽃망울을 매달았으므로 이후엔 하얀 가죽나무 꽃이 한창이겠네.
 

 

등산로 중간중간 배치해 놓은 평상에서 참외를 먹었다.
저 나무는 새총 만들기 딱이라네.
저 나무로 새총 만들면 곰이라도 때려잡겠네!

 

 

한참 바라보던 소원송에게 소원을 빌던 남편.

 

 

임도가 이어지는 너른 터가 잠시 나오고,

 

 

나 : 손잡고 지나가야 되는 것 아냐?
남편 : 우리는 연인이 아니고 부부니까 안 잡아도 돼!
이미 열매를 맺었잖아.
 

지옥의 계단이 시작되었다.

 

 

앞서가던 남편은 이내 뒤처지기 시작했고, 나는 이 상황이 마냥 놀랍다.
우리는 조선시대 부부냐고 만날 농담 삼아 얘기할 정도로
어딜 가면 쭉쭉 치고 나가던 남편인데 심하게 숨차하며 한없이 뒤처지고
조금 오르다가 앉아 쉬고, 또 얼마 못 오르고 앉아 쉰다.
나는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아서 요즘엔 헬스를 하지 않고 있는 남편을 타박하게 된다.
운동 열심히 하시라고요!
한때는 몸짱이셨잖아요.
 

 

그 옛날 심하게 가파른 이 산길에다 길고 긴 돌계단을 쌓았을 그 누군가에게 경탄의 마음이 올라온다.
 

자꾸 뒤처지는 남편을 기다리다가 `족두리풀'을 발견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보자니 마치 유명한 스타를 직접 만난 느낌이다.

 

노린재나무

 

드디어 길고 긴 지옥계단 끝에 정상이 보인다. 야호!
 

 

 

 

아산시 배방읍과 천안 시내가 보이고,
 

 

반대편 풍경, 오른쪽으로 송악저수지가 살짝 보인다.

 

정상에서 또르띠야와 샌드위치에 커피로 점심을 먹으며 내려다본 곳인데 광덕사 쪽이라고 하네.
 
이날, 광덕산 무성한 숲에 반한 남편님께선 이번엔 강당골에 집 짓고 살면서
수시로 광덕산 숲에 들어 곳곳에 있는 평상에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한다.
 
산행 총 소요시간 - 4시간 30분
후유증으론 심한 종아리 근육통과 경미한 허벅지 근육통을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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