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색의 방

목련꽃 피는 봄날

by 눈부신햇살* 2024. 4. 1.

 

 

하얀 목련

 

                                 양 희 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목 련

 

                      류 시 화

 

목련을 습관처럼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 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목 련  

 

                   김 수 복

 

봄물 흐르는 내 몸속이 

왜 이리 소용돌이칠까

무엇이 나를 이리 달아오르게 할까

 

몸속 뜨거운 길이 솟아올라

내 몸속 사랑의 끝에서

우뚝우뚝 꽃봉오리 터트릴까

 

나는 한 그루 목련으로 넘어가는 역사의

그늘로 지키고 섰다

 

 

 

올해도 `백목련'이 아닌 딱 `목련'인 이 나무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네.

 

 


 

 

4월 2일 만개

 

 

'사색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  (0) 2024.04.19
벚꽃나무 아래에서  (0) 2024.04.12
3월은......  (0) 2024.03.05
이름 뒤에 숨은 사랑  (0) 2024.01.12
연극이 끝나고 난 뒤  (28) 2024.01.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