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
양 희 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목 련
류 시 화
목련을 습관처럼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 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목 련
김 수 복
봄물 흐르는 내 몸속이
왜 이리 소용돌이칠까
무엇이 나를 이리 달아오르게 할까
몸속 뜨거운 길이 솟아올라
내 몸속 사랑의 끝에서
우뚝우뚝 꽃봉오리 터트릴까
나는 한 그루 목련으로 넘어가는 역사의
그늘로 지키고 섰다
올해도 `백목련'이 아닌 딱 `목련'인 이 나무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네.
4월 2일 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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