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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울릉도⑤ - 행남 해안 산책로

by 눈부신햇살* 2023. 11. 8.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산책로이며, 도동항에서 저동 촛대바위까지 실로 변화무쌍하다. 기암절벽과 천연동굴의 곁을 따라, 때로는 바위와 바위사이를 잇는 무지개다리를 건너 울릉도의 포구와 해안을 발끝으로 디뎌 누린다. 또한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 팀이 꼽은 울릉 1 경이자 곰돌이레이스 미션을 펼친 장소이다. 강호동의 표현대로 "조명을 켠 듯 눈부시게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따라 걷는다. 산책로 중간에는 쉼표처럼 도동등대도 자리한다. 도동여객선 터미널에서 도동등재까지의 행남코스는 왕복 2시간, 저동 촛대바위 코스는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
출처 : 울릉도 관광안내 소책자
 
 
우리는 도동항에서 저동 촛대바위가 아닌 역방향으로 저동 촛대바위에서 행남등대까지만 걸었다.
하루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인지라 시간도 늦었고,
무엇보다도 도동항 쪽의 해안로 낙석 사고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하였기 때문에.
 

다시 저동으로 돌아온 시간이 4시 반쯤 되었던가.
오전에 천부 쪽으로 넘어가면서 죽도와 북저바위가 한 장에 담기지 않는다 하였는데
이 시간 저동항에서 바라본 죽도와 북저바위는 한 장에 담기다 못해 겹쳐 보였다.
 

 

저 행남등대를 향하여......
 

 

낙석사고 뉴스를 접한지라 저 바위들이 떨어질까 무섭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바위와 바위 사이를 건너는 저 다리 은근히 무서워 긴장감에 난간을 꼭 붙들고 건넜다.
물색깔이 짙어 바다가 깊어 보여 더 무서운 것 같기도 하고.
왼쪽에선 파도가 철썩거려 무섭고, 오른쪽에선 바위가 쏟아질 듯하게 우뚝 서 있어 행여나 모를 낙석이 무섭다. 히잉.
 

 

 

이 바위 절벽도 무섭고,
 

저런 깊은 웅덩이(?)도 무섭고,
 

 

저 소라계단을 향하여 걸어가는 이 다리 위에서 왠지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져
괜스레 다리에 힘이 꽉 주어지는 내가 우습다.
 

어찌나 무섭던지 난간을 꼭 붙들고 겁을 잔뜩 집어먹고 오른다.
저때는 내색 안 하던 남편도 나중엔 자신도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다 오르고 나니 이렇게 멋진 해안풍경이 펼쳐진다.
저곳을 지나면서 다리 중간이 오징어 모양인 줄도 몰랐던 것을 나중에 사진 보면서 알게 되었다.
 

 

 

 

 

 

 

털머위 꽃이 반겨주던 길.
 

행남등대 가는 길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저동항, 촛대바위, 관음도, 북저바위, 죽도.
 

 

 

돌고래 뒤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저동항과 촛대바위.
 

 

 

휴대폰 카메라의 한계. 당겨 찍으면 형편없어지는 사진 선명도.
 

다시 털머위 꽃길을 걸어 저동항으로 돌아간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다.
 

 

 

노을 진 바다를 바라보며 돌아가는 길엔 무서움에 떨었던 그 해안 산책로가 
전혀 무섭지 않고 오히려 친근할 정도인 것이 신기했다.
그새 익숙해진 걸까.
 

 

 

저녁은 오삼불고기.
한 무리의 일행이 식사 중이다가 들어서는 우리를 보고 자꾸만 서울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아산이라고 하자 대뜸 "현충사 가봤어요." 한다.
아산의 대표 관광지는 현충사구나.
외암리민속마을도 있다고 하자 모른다고 하여 신정호는 꺼내지 않았다.
 
그 저녁 체해서 밤새 앓았다.
그래서 다음날 오전에 봉래폭포 가는 것은 포기하고 저동항이나 슬렁슬렁 걸어야 했다.
 

 

평평하고 넓은 곳이 잘 없는 지형이다 보니 저 방파제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몇 보였다.
멋진 촛대바위가 내려다보고 선착장 건너 마을을 보며 운동하는 것도 참 좋을 듯하다.
 

 

 

 

배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동네를 어슬렁어슬렁.
앞에서 보면 멀쩡한 듯한 후박나무는
 

옆에서 보면 이렇게 자라고 있고,
 

 

 

수령 350년 정도로 추정된다는 후박나무 몇 그루 바다를 향한 곳에 자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했다.
 

 

어디든 흔하게 척박한 담벼락에도 해국은 씩씩하고도 소담스럽게 잘 자라고 있었다.
 

남편이 장난스레 잡은 촛대바위 위에 뜬 해.
정말 이름처럼 촛대가 되었다고 어찌나 좋아하는지 그러는 남편이 참 귀여웠다.
  

12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고 바람이 없어 순항인지라 3시간 만에 강릉항에 도착했고,
넓은 길과 평평한 땅을 보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울릉도였지만
오래도록 생활했던 육지에서 휴식 같은 평화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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