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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울릉도③ - 나리분지 · 송곳봉 · 코끼리바위

by 눈부신햇살* 2023. 11. 7.

 
관음도에서 내려와 섬목에서 천부항 쪽으로 가는 길 중간 어디쯤에 해중전망대가 있었다.
바다에 설치된 '천부해중전망대'는 수심 6m 바닷속을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1인당 4천 원짜리 입장권을 끊고, 오징어 조형물 음수대를 지나,
 

바다에 있는 천부해중전망대로 걸어간다.
 

해중전망대로 가는 다리 위에 서면 송곳봉과 코끼리바위 엉덩이가 보인다.

송곳봉엔 구멍이 4개 나있다고 한다.
 

우리가 달려왔던 방향.
 

10여 년 전 제주에 갔을 때 배를 타고 잠수함 있는 데까지 가서 잠수함으로 옮겨 타고 바닷속을 본 적이 있다.
잠수함을 타고 문섬을 한 바퀴 도는 줄 알았더니 바다 깊숙이 가라앉자
잠수부가 물고기를 몰아다 주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그때 당시 나름 거금인 1인당 5만 원이었기에 4인 20만 원을 투자한 것 치고는 좀 허무한 것이어서 실소가 났었다.
그것에 비해 이 해중전망대가 가성비 갑이라고 박장대소하게 되었다.
그때 그 잠수부의 대역을 하는 먹이통. 흔들리는 먹이통 따라 물고기들이 우르르 떼 지어 왔다 갔다 했다.
 

 
이제 나리분지로 가보자.
 
나리분지로 가는 길은 급경사에다가 심하게 골곡진 길이면서 폭도 좁아 제대로 옳은 방향을 알려주고 있는 것인지
자꾸 내비를 의심하게 되었다. 길 한쪽으로 확장공사가 한창인 어느 굽이길을 돌아 오르막을 오르는데
맞은편 꺾어지는 곳에서 갑자기 차가 나타났다.
순간의 당혹감이란. 
그런데 맞은편 그 차가 커다랗게 연속적으로 경적을 울리는 것이었다.
차창문을 열었더니 다짜고짜 고래고래 호통을 치셨다.
"울릉도엔 말이에요. 잉. 신호등이 있어요. 그렇게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 돼요.
신호등 잘 보고 신호 잘 지키면서 다녀야 된다고요."
 
그래도 다행히 옆으로 살짝 비켜줄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나 피해 주는데 줄줄이 다섯 대가 지나가는 것이다.
혼쭐난 우리는 어리둥절해져서  멍한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렇잖아도 그 좁은 길을 오를 때 이 좁은 길에 맞은편에서 차라도 온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 걱정했었는데......
아무튼 한 번 된통 혼쭐난 교육으로 인해 그다음부턴 신호등이 있나 없나 잘 살펴보면서 다니게 되었다는 말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안온한 느낌의 평평한 나리분지 안에 고릴라 한 마리가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왼편 산꼭대기로 이어지는 저 케이블카선은 공군기지 물자를 나르는 수송용이라 한다.
 

 

 

그런데 웬 고릴라냐고?
 
추산의 아이콘, 울릉도의 고릴라 울라
송곳산 고릴라 바위에서 영감을 얻은 울라는, 예로부터 기운이 좋다는 이곳의 산과 들, 바다에서 계절 따라 묵묵히 일하는 섬의 일꾼입니다.
 
무인도 시절부터 우산국, 지금의 울릉도가 되기까지 이곳의 역사와 함께 해온 울라!
오늘도 저 멀리 바라보며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울라와 함께 울릉도 청정 바다를 바라보시겠어요?
 
-라고 나리분지에서 돌아나와 다음번 순서로 들른
송곳봉 밑에 있는 커다란 울라 옆에 안내문이 서 있어서 궁금증을 해소하게 되었다.
 

 

 

 
지난주 일요일, 시댁에서 얼굴 본 동서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11월 10일쯤에 갔는데
나리분지를 감싸고 있는 산들의 단풍이 이미 지기 시작하고 있어  조금 아쉬운 감이 있길래
10월 말쯤이나 11월 초를 추천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단풍은 이제 막 들기 시작하고 있다.
올해는 많이 더웠던 탓일까?
 
저 날이 10월 29일이었는데 나리분지 안의 방송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울릉도 주민 몇 분이 오셔서 다음 주에나 단풍 구경 와야겠다고 하신다.
 
신령수 가는 길
울릉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중의 하나로 나리분지에서 알봉 분지를 거쳐 신령수까지 가는 코스이다. 가는 길은 울창한 숲 속 아래 평탄한 길로, 천연기념물 제52호로 지정된 섬백리향과 울릉국화, 많은 희귀 보호식물이 자생하는 곳이다. 특히 가을에는 알봉의 단풍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아름다운 신비의 섬 울릉여행'이라는 제목의 관광 안내 팸플릿에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는데,
밥을 먹은 후에 산책 좀 하자고 했더니 우리 집 바깥양반이 거부하셔서 그냥 모두 패~~~~쓰!
 

 

 

 

산채정식을 먹자는 남편에게 그냥 간단하게 산채비빔밥을 먹자고 했다.
밥에 노란 옥수수가 들어가 있는데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어찌나 밥을 잘 지었는지 밥맛에 감탄하게 되었다.
여러 번 방송을 탔던 만큼 모든 나물의 간이 적당하게 맛있으며
저 시래기 된장국까지 참말 맛있어서 기분 좋게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한 그릇 15,000원.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도 맛있지만 가장 오른쪽에 있는 반찬, 이름은 `눈개승마'인 삼나물이 특히 더 맛있다.
맛있어서 주인장께 나물 이름을 물어보게 되었는데 원래 맛있는 나물이었던 것인지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찍혀 걸려 있었다.
 

 

벽에 걸려 있는 `부부가 사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송곳봉 바로 밑에 도착하여 올려다보니 주워들은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로 구멍이 4개였다.
 
송곳봉은 해발 430m의 큰 암벽으로, 노인봉과 마찬가지로 마그마의 통로인 화도가 굳어서 생성된 바위이다, 뾰족한 봉우리가 마치 송곳을 세워 놓은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상대적으로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은 쉽게 흐르지 못하기 때문에 지표에 봉긋하게 올라와 용암돔을 만들었다.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용암돔 상부와 주변을 감싸고 있던 집괴암 상부가 침식되어 현재와 같이 경사가 가파르고 뾰족한 형태를 갖게 된 것이다. 뒤편에는 옥황상제가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 착한 사람을 하늘로 낚아 올리기 위해 뚫어 놓았다고 전해지는 8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는 차별침식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라, 이 설명에 의하면 모두 8개라는데 내 눈에는 4개만 보인다. 그마저도 무척 신기할 따름......
 

 

 

 

오른편 울라카페 입구에는 커피 마시고 있는 울라가 서있다.
 

1박에 1000만 원이라는 최고로 비싼 숙박비 때문에 유명한 코스모스 호텔.
 

 

 

 

울릉도 3대 비경 중의 하나인 코끼리바위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라는데,
 

아무리 용을 써도 이렇게 밖에 담을 수 없다.
배 타고 관람하는 것이 최고일까?
 

코끼리바위(공암)
현포와 천부 사이에 위치한 공암으로 코끼리바위라 불린다.
주상절리 바위에는 작은 배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있는데 그 부분이 코끼리의 코를 닮았다.
 

색깔이 어쩜 이래!
 

 

 
이름 모를 항구가 보이는 카페에서 카페라테 한 잔 사들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
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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