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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

작은검은꼬리박각시

by 눈부신햇살* 2023. 10. 15.

 
어느 봄날 우리 라인 공동현관 출입문 앞 화단에 어린 모종을 심는 이를 발견했다.
어린 날부터 너무도 자주 봐와서, 이를 테면 어디 가든지 정말로 흔하게 보는 화초인지라,
학교 화단에도 예사롭게 늘 피어 있었고, 게다가 개화기도 길어 정말 오랫동안 피어 있어 하나도 신기하지 않던,
너무 흔해 그다지 예쁘다는 생각도 들지 않으며, 향기도 좀 역하다는 생각까지 했었던
한마디로 이 꽃의 가치를 제대로 몰라주었지만 어린싹부터 알아보게 되는 메리골드 모종을 심고 있었다.
 
- 모종을 사다 심으시는 거예요?
그 모습과 마음이 예뻐 보여 공연히 말을 건네게 되었다.
- 아뇨. 전에 살던 집 마당에 있어서 뽑아 왔어요.
얼굴도 마음처럼 예쁘던 그 여인은 화단 몇 곳에 한 30개가량의 모종을 심은 것 같다.
모종을 심고 얼마동안은 메리골드 잘 자라라고 주변의 풀도 열심히 뽑아주는 것이었다.
 
봉숭아도 두어 개, 코스모스도 한 10개가량 심은 것 같은데
어찌 된 일인지 다른 것들은 그저 그렇고 메리골드만 환하고 푸짐하게 피어 오래도록 빛났다.
모종 심는 모습과 보슬비 맞으며 풀 뽑아주던 그 정성을 보아서였는지 
여태껏 예사롭게 보아 넘기던 메리골드와는 달리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어디 갔다 오던 길이나 분리배출하러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한참 동안
메리골드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었다. 봄날의 그 여인도 덩달아 떠올리면서.
그러다 우연히 벌도 아니고 나비도 아닌 것이 꽃 위에서 붕붕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 발견하던 날, 신기해서 몇 번이나 남편에게 말했지만 건성으로 들어 넘기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또 그 녀석을 발견했고 어디선가 우연히 `박각시나방'이라며 올린 것을 보게 되었다.
정확한 명칭은 `작은검은꼬리박각시'이라고 정확한 이름 불러주기 좋아하는 풀꽃카페에 올라와 있다.


 
 

보이시나요?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어찌나 수선스러운지 제대로 사진에 담기가 무척 힘들었다.
마치 벌새처럼 날갯짓을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몸집에 비하여 날개가 작아서 공중에서 몸을 지탱하려면
수없이 날갯짓을 해야 하며, 그런 만큼 에너지 소비도 많아 쉬지 않고 꿀을 빨아야 한다고.
 
박각시나방은 애벌레일 때는 주로 고구마나 나팔꽃 등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이기도 하지만
성충이 되면 꽃에 날아와 꽃가루받이를 도와주기도 한단다.
특히 해 질 무렵 활동이 왕성하다고 한다.

 
 

 

 

나를 피해 다녀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사진을 찍어 확대했다.

 
 

그래도 우연히 특징을 하나 잡아냈다.
박각시나방의 특징은 꽃에 내려앉지 않고 벌새처럼 정지비행을 하며
가늘고 긴 빨대모양의 주둥이를 이용하여 꿀을 빤다는데 
희미하게나마 그 대롱 같은 주둥이가 잡혔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선명한 '작은검은꼬리박각시' 사진 한 장을
다음 카페 <바람재들꽃>에서 가져왔다.
 

 

이 곤충의 이름도 궁금하며 나방인지 나비인지도 궁금하다.


나비와 나방의 차이점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전세계에 나방의 종류는 약 16만 종이 확인되었고, 한국에는 1,500여 종이 있단다.
나비목의 90%는 나방이며 상과, 과, 속, 종의 수 모두 나비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나방은 주로 밤에 날아다니고, 나비는 주로 낮에 날아다닌다.
그러나 밤에 날아다니는 나비도, 박각시나방처럼 낮에 날아다니는 나방도 있으므로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는 없다.
대체로 외국에서는 나비와 나방을 구별하지 않기도 하는데, 같은 Lepidoptera라는 과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습성상으로는 꽃이나 나무에 앉았을 때 나비는 좌우의 날개를 합치며,
나방은 벌리고 앉는 점이 다르다고 하니 저 아이는 나비라고 할 수 있으려나.
 
나방의 천적은 새인데 새는 밤눈이 어두우므로 나방은 밤에 날아다니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중에서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날아다니는 종류가 출현하기 시작하여
나비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큰주홍부전나비(수컷)는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데?
(암컷은 날개에 점박이 무늬가 있다고 하네)
 
 

 

 

메리골드 꽃에는 참 많은 곤충들이 찾아오더라.
 

 

행동 굼뜬 사마귀도 근처에서 얼쩡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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