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 눈부신 바다를 옆으로 두고 달리는 길,
연신 눈호강을 하며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으로 간다.
나 죽어서
서 상 만
나 죽어서 분월포에 가야 하리
천천히 걸어서 대동배로 가든지
호미곶 등대불빛 따라가다
보리 능선 질러가는
구만리 밖 내 사라질 빈자리
거기 찰박찰박
바닷물도 달빛을 끌어당겨
비백으로 출렁이는 곳
다 떠나고
아무도 그곳에 살지 않아도
저녁이면 치자빛 노을을 품고
덧없이 홀로 앉아
밤하늘 芬月을 무시로 안아보는
나 꼭 돌아가 그곳에
늙은 그림자 비탈에 뉘일 터
서상만 시인은 호미곶에서 출생했고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공업도시로만 알고 있었던 포항은 바다 풍경이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래서 문인 또한 많이 배출되었나 보다.
이렇게 시비도 있고, 문학관도 몇 개 보았다.
이렇게 그림 같은 파란 하늘이 계속 펼쳐지면 좋았을 것을
시간이 가면서 점차로 회색빛으로 변해가 아쉬웠다.
저 멀리 하얀 등대가 보이고.
구불구불 길을 돌고 돌아가니 이런 어촌마을이 보였다.
이따금 바다가 보이지 않는 모퉁이를 돌 때면 길 끝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하게 되었다.
가는 길에 무슨 무슨 바위가 있다고 했는데 다 놓치고 장군바위 하나 차 타고 휙 지나가며 보았다.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마음...
이곳 어디쯤에선가 해파랑길 이정표를 보았고 꼭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다 건너 멀리 산 허리를 구름이 하얗게 에워싼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혹시 저쪽엔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월대'는 무슨 이유인지 접근금지였다.
제8대 아달라왕(阿達羅王) 즉위 4년 (정유 157)에 동해 바닷가에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细烏女)가 부부로서 살고 있었다. 하루는 연오가 바다에 가서 해조(海藻 :
미역 종류)를 따고 있던 중, 갑자기 한 바위(혹은 한 고기라고도 한다)가 연오를 싣고
일본으로 가버렸다. 그 나라 사람들이 연오를 보고 ⌈이는 비상한 사람이다⌋ 그래서
왕으로 삼았다. 일본 제기(帝記)를 살펴보면 전후에 신라 사람이 왕 된 이가 없으니,
이것은 변읍(邊邑)의 소왕이고, 진왕(眞王)은 아닐 것이다.
세오는 그 남편이 돌아오지 않음을 괴이히 여겨 가서 찾다가, 남편의 벗어놓은 신이
있음을 보고 또한 그 바위에 올라가니 바위는 또한 그전처럼 세오를 싣고 갔다.
그 나라 사람들이 보고 놀라서 왕께 아뢰니, 부부가 서로 만나게 되어 세오를 귀비
(貴妃)로 삼았다.
이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이 없어지니, 일관(日官)이 말했다. 「해와 달의 정기가
우리나라에 있었던 것이 지금 일본으로 가버린 때문에 이런 괴변이 일어났습니다」
왕은 사자(使者)를 일본에 보내어 두 사람을 찾았다. 연오는 말했다. 「내가 이 나라에
온 것은 하늘이 시킨 일이니, 이제 어찌 돌아갈 수 있겠소. 그러나 나의 비(妃)가 짠
고운 명주 비단이 있으니, 이것으로써 하늘에 제사를 지내면 될 거요」 이에 그 비단을
주었다. 사자가 돌아와서 아뢰었다. 그 말대로 제사를 지냈더니 그런 후에 해와 달이
그 전과 같아졌다. 그 비단을 임금의 창고에 간직하여 국보로 삼고 그 창고를 귀비고
(䝿妃庫)라 하며, 하늘에 제사 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 했다.
어디선가 향긋한 향기가 폴폴 날아오길래 향기의 주인공을 찾았더니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었다.
포스코 옆으로 지나갈 때 그 어마어마한 부지 크기에 놀랐다.
이제 이쪽에서 건너다보자니 그 감동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저 풍경을 바라보던 신라마을 뒤편에 있던 조형물.
저 원형 건물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전시관 `귀비고'라고 하는데 우리는 통과했다.
카페와 민속 공예품 가게가 있으리라 지레짐작을 했던 것이다.
저 뒤로 `신라마을'이라는 작은 민속마을 비슷하게 꾸며 놓은 곳이 있어 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돌아오면서 보니 저 건물에 전망대도 있는 것 같아 아쉬움에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는데
남편은 내가 행여 오르자고 할까 봐 먼저 휘적휘적 멀어져 가는 것이었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은 저 언덕 너머까지도 내게 끌려서 간 것이나 다름없으니
전망대까지는 정말로 오르고 싶지 않았나 보다.ㅋㅋ
옆에 보이는 납작바위 두 개도 `쌍거북바위'라는데 멀리서만 보고 말았네.......ㅠㅠ
위로 올라올수록 흐린 하늘이고 구름이 산을 덮고 있었고 이따금 비도 오락가락하였다.
아산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다시 개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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