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들이 모여 커다란 공처럼 큰 꽃송이를 만들어낸다는
여름을 빛내는 꽃 수국을 보러 갔다.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천변에 있는 유구 색동수국정원은 지난 2018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2년 전 이맘때 시댁에 다녀오다가 무심코 발견했고 그다음 날 당장 궁금증을 해소하러 달려갔더랬는데
정작 정식으로 개최한 수국 축제는 작년이 첫 번째여서 깜짝 놀랐었다.
그러니까 `공주 유구 색동수국정원'의 수국축제는 올해가 2회째다.
이번주 6월 23일부터 25일까지가 올해 축제일이라고 하는데
시골 시댁에 마늘과 감자 캐러 다녀오면서 보니 벌써 만개했길래
주중에 비 예보도 있고 축제기간에 인파가 몰릴 것을 감안해서 20일 화요일에 미리 다녀왔다.
색동수국정원은 유구천 수변 공간을 따라 총 4만 3천 총 4만 3천㎡ 규모로 중부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며,
수국 종류만도 앤드리스 썸머, 핑크 아나벨 등 총 22종, 1만 6천 본에 달한다고 한다.
아마도 축제 기간이 꽃의 절정일 때일 것이고, 수국의 개화기간은 7월 말까지라고 한다.
유구 전통시장에 주차하고 유구천변으로 가는 길, 논의 초록 모들이 싱그럽다.
올해 저 붉은색이 나는 핑크에나벨 수국은 유난히 색이 짙은 듯.
2년 전의 꽃 색깔은 이랬는데...
그때는 7월 초순에 가서 꽃색깔이 퇴색하고 있었던 걸까,
올해 꽃색깔을 진하게 조절했을까?
수국은 범의귀과에 속하는 낙엽성 관목이다. 보통 1미터 정도의 높이로 크지만
기후가 적당한 곳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게 자라기도 한다.
수국의 잎은 크고 두터우며 싱싱하게 반질거려
어찌 보면 겨울에도 죽지 않을 듯싶지만 가을에는 이 잎을 모두 떨군다.
작은 꽃들이 모여 커다란 공처럼 만들어 내는 꽃무리는
꽃 색깔이 변화하여 더 아름답다.
흰색으로 피기 시작했던 꽃들은 점차 시원한 청색이 되고
다시 붉은 기운을 담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자색으로 변화한다.
토양이 알칼리 성분이면 분홍빛이 진해지고 산성이 강해지면 남색이 된다.
이러한 꽃의 특성 때문에 인위적으로 토양에 첨가제를 넣어
꽃 색을 원하는 대로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 꽃의 꽃말도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그러나 우리가 꽃잎으로 알고 있는 것은 실제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다.
게다가 이 수국은 수술과 암술이 모두 퇴화한 성이 없는 무성화이다.
- 이유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에서 발췌
`핑크아나벨'이란 수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국보다
더 작은 꽃들이 모여 더 큰 꽃송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꼭 호빵 같은 하얀 수국 수국들...
올해도 이 커다란 흰색 꽃덩어리(?) 앞에서 절로 웃음이 났다. 허허...
이렇게 클 수 있다니. 사람 얼굴만 한 꽃송이!
보라색 `알리움, 코끼리마늘꽃'은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저 안에 포토존까지 있네.
지지대가 많이 보여서 사진 찍는 것에 방해된다고 생각했는데
수국은 워낙 꽃송이가 커서 지지대를 하지 않으면 꽃이 고개를 숙이고 피게 되나 보다.
꽃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꽃송이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줄과 지지대를 엮고 세워서 받쳐줘야 하는 듯...
하긴 저 가녀린 꽃대로 저렇게 큰 꽃송이를 매단다는 것이 한편 대견하다.
신비로운 색깔의 푸른 수국은 작년에 구경 왔을 때도 아직 만개하지 않았던데
올해도 지각생으로 몇 개만 피어 있었다.
다른 품종의 수국들보다 피는 시기가 좀 늦는 듯.
팥죽 한 그릇과 쑥개떡 한 팩과 자두 한 팩을 샀다.
유구 시장에 주차하기도 했거니와 수국정원의 입장료도 받지 않으니
그 정도 소비는 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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