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마을 바닷가에서 치러지는 두 번째 동창회.
마당 한쪽에 백년초 꽃이 노랗게 피어 있고, 진분홍 송엽국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주인장이 송엽국을 참 좋아하나 보다.
4천5백만 원 짜리라는 멋들어진 소나무 한 그루를 비롯하여
일고여덟 그루의 소나무들이 마당을 빙 둘러싸고 서 있어 아늑하고 평안한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12시쯤 도착하고 보니 썰물 때였다.
반도 지형인 이곳, 멀리 맞은편 육지 가까이까지 밀려간 바닷물.
맞은편 풍경을 당겨본다.
친구들과 어울려 한창 놀다가 집으로 돌아올 무렵 7시 가까이 되어
다시 방파제에 올라 바라본 바다 저편으로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해지는 반대쪽은 이런 풍경.
이날의 놀이는 보물찾기에 이어 왁자지껄 윷놀이 한 판,
이어 신발짝 멀리 던지기 한 판.
내가 떠나온 이후부터 밴드까지 불러 시작된 가무 한 판은 깜깜하도록 무아지경.
흥겨운 분위기의 현재 상황을 짤막한 동영상으로 단톡방에 올려 계속 보여준다.
무려 15개씩이나...😵💫
지난달에 들러 보았던 해당화가 져버린 계절이어서일까.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로 시작되는 <바닷가에서>란 동요보다
흰 물결이 밀려오는 바닷가에서~~ 로 시작되는 <춤추는 갈매기>라는 동요가 떠오른다.
우리도 춤추는 갈매기들처럼 잘 놀아서일까.
춤추는 갈매기
(정근 작사, 이수인 작곡)
흰 물결이 밀려오는 바닷가에서
춤을 추는 갈매기떼 바라봅니다.
스르르르 파도가 밀려오면은
파르르르 물결 위에 잘도 놉니다
흰모래가 밀려오는 바닷가에
물결 소리 들으면서 춤을 춥니다
또르르르 사뿐사뿐 맴돌면서
니나니나 니나니나 잘도 놉니다
지난해에는 꽝이었는데 이번엔 보물 찾기에서
당첨되어 받은 상품 홍삼 농축액과 친구가 선물해 준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양파 도매로 큰돈을 벌었다는 고향 군내에 자리 잡고 사는
친구로부터 받은 저장용 최상품 커다란 양파 한 망.
지난해에도 친구들에게 한 자루씩 돌렸다는데 일찍 온 나는 받지 못했다.
그랬더니 올해는 그걸 염두에 두고 아예 일찌감치 갖다 놓으며 가져가라네.
내게 마늘도 보내주고 싶다고 살짝 말하는데 사양하게 되었다.ㅎㅎ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온 다음날, 올여름 처음으로 먹는 팥빙수.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빵으로 점심을 먹은 후 신정호를 한 바퀴 돌았다.
어느새 한낮의 햇살은 뜨거워졌고 땀이 흐르는 더운 날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그늘에 들면 시원하고
이따금 선물처럼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면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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