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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봄날, 우리 집에 피어난 꽃들

by 눈부신햇살* 2023. 4. 10.

봄이 되자 손꼽아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집에도 꽃들이 피어나
집안에서 생활할 때 봄의 화사함을 우리에게 선물로 안겨주었다.
 

잘 살펴주지 못해 시들한 상태로 일산에서 아산으로 옮겨 온 대엽풍란은
생존에 힘쓰느라 꽃 피울 여력이 없었는지 올해는 꽃을 보여주지 않았다.
내년엔 예쁘게 피어 그 고운 향기를 우리에게 맡게 해 주렴.
 
그 뒤에 재작년인가 작년엔가 난 출품 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남편의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아온 
`자대사'와 `금유황'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난들도 꽃을 피우지 않았는데
아직 어려서 꽃 피울 때가 아니라고 한다.
 

군자란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꽃을 피워주는 효자 식물이다.
어느 해인가는 한 해에 두 번 꽃을 피워 놀란 적도 있다.
올해 다른 어느 해보다 커다란 꽃송이를 달아 감격케 했고,
괜스레 꽃 볼 때마다 허허허 실실 웃게 만들었다.
 
며칠 전 우리 부부는 시골집에 들러 어머님 모시고 진료소견서 떼러
평소에 정기적으로 다니시는 병원에 갔더니 병원 대기실에  
저 꽃의 두 배 가까이 큰 꽃송이를 달고 있는 군자란 화분이 있어서 더 큰 웃음을 짓게 했다.
세상에, 저렇게나 크게 꽃송이를 피워 올리기도 하는구나!
 
어머님 눈에도 퍽 예뻐 보였는지 군자란 하나 사다 심고 싶다고 하신다.
우리 집의 군자란이 올해 새끼를 네 개나 쳤던데
그것을 분리해 화분에 옮겨 심어 어머님께 갖다 드릴까?

 

베란다를 내다볼 때마다 눈과 마음을 벌어지게 하던 군자란은
통째로 하나둘 꽃을 툭툭 떨어뜨리며 그렇게 어여쁨도 스러져 갔다.
 

지난해에는 실내에다 긴기아난을 두었더니 봄이 되어도 꽃을 피우지 않았다.
꽃을 못 보아 아쉬움이 무척 컸는데 올해는 꽃망울이 맺히길래
꽃을 볼 기대에 일찌감치 마음이 부풀었다.
검색해 보니 긴기아난은 겨울을 춥게 나야 꽃을 피운다고 한다.

겨울이 되자 혹시나 하고 추운 베란다로 화분을 옮겨두었는데 결과적으로 참 잘한 일이다.
아주 풍성하고 흡족하게 꽃대를 밀어 올렸다.
꽃망울이 하나둘 터지면서 집안 가득 퍼지는 진한 향기에
어디 갔다가 집에 들어올 때면 더더욱 감탄하게 된다.
그 감동과 감탄은 아직도 진행형. 꽃도 참 오래간다.

 

 
 

사계절 내내 꽃을 피워서 귀한 줄 잘 모르지만 한편으론 고맙기도 한 꽃기린.
어찌나 생명력이 강한지 뚝뚝 끊어다 물에 담가 뿌리내리기를 생략한 채로
아무 데나 꽂아 두어도 잘 자라는 신통방통한 녀석. 
덕분에 한 개의 화분이 세 개로 늘어났다.

이곳의 성장 조건이 잘 맞는지 꽃잎 위에 또 꽃잎을 내놓고 있다.
새로 나오는 연둣빛 꽃잎은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다.
꼭 고무찰흙으로 장난스럽게 빚어놓은 것만 같다.

4월 11일 오늘 아침에 찍은 사진

왜 빨강으로 찍혔다, 진분홍으로 찍혔다 하는지 모르겠다.

실제 색깔은 저 중간쯤 되는 듯...

 

칼란디바

3월 초 대형마트에서 아무 생각 없이 `칼랑코에'라고 생각하며 3천 얼마에 하나 집어왔다.
그런데 `칼란디바'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해서 검색해 보니 홑꽃은 `Kalanchoe ',
겹꽃은 `칼란디바'라고 한다. 역시나 꽃이 참 오래가네.

 
 

이제 또 다른 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3년 전 한여름 날 이렇게 젤리 같은 꽃을 피워줬던 호야가
올해도 또 한 번 꽃을 피워주길 바라며 햇빛을 듬뿍 받도록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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