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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당진 도비도의 눈부신 가을 바다

by 눈부신햇살* 2022. 10. 11.

7.8km의 바닷길을 갈라 당진시와 서산시를 잇는 대호방조제 완공 후 육지가 된 도비도.

 

난지도는 대호방조제가 건설되기 전까지 9개의 섬이 펼쳐진 서해안의 다도해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했었다.

이러한 난지도의 9개 섬 중 육지에 가장 가까운 섬으로 대호방조제가 지나가면서 육지가 된 섬이 있다.

대호방조제 완공 후 드러난 대규모 간척지와 함께 육지가 된 섬은 도비도. 도비도는 바다와 육지, 민물의 습지 등

다양한 자연생태자원이 존재하고 있어서 농촌체험과 어촌체험을 한 곳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당진시의 명소가 되었다.

 

도비도 앞바다는 썰물 때 갯벌이 바다 쪽으로 길게 갈라져 마치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무창포의 갯벌과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물 빠진 갯벌을 따라 바다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 도비도 갯벌의 특성.

때문에 다양한 바다생물의 생태체험도 하면서 조개, 게, 고동, 낙지 등 수산시장에서 사 먹던 수산물을 이곳에서

직접 잡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말과 휴일이면 도비도 갯벌은 시장에서 사 먹는 다양한 해산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궁금한 아이들을 앞세운 도시민들로 붐빈다.

 

한편 도비도의 동쪽은 당진시 석문면과 서산시 대산읍 사이에 조성된 간척지로 유역면적 3,480ha 중 801ha에

해당하는 면적이 환경농업 시범지구로 지정·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은 새로운 생태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간척지의 강이나 습지와 함께 논도 제2의 생물 서식지로서 생태적으로 간척 습지에 대한 보완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겨울철 대호간척지의 농경지에 철새들의 먹잇감이 풍부해 많은 종류의 철새들을 볼 수 있다.

- 당진시청 홈페이지에서 발췌

 


 

도비도는 생전 처음 가보는 섬이 아닌 방조제로 이어진 육지였다.

육지로 이어진 곳을 빼고 섬을 한 바퀴 도노라면 채 30분이 안 될 것 같은 손바닥만 한 섬이었다.

나는 자주 해찰을 하며 도느라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요즘 차박으로 하는 캠핑에 한창 푹 빠져 사는 친구가 자꾸만 한 번 오라고 성화여서

자꾸 빼기도 뭐해 한글날 연휴 2박 3일을 함께 지내자는 것을 하루 당일치기로 약속하고 남편과 함께 갔다.

우리 부부와 친구 부부만 함께 하는 줄 알았더니 친구 언니 부부가 와 있었고,

나중에 친구 남편 지인 부부도 올 예정이라고 했다.

 

 

12시까지 도착하면 조개잡이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귤 한 상자 사고

구워 먹을 고기 사서 11시쯤 도착했는데도 벌써 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친구 언니네는 서울에서 5시에 출발했다며 굴을 한 자루 들고  바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친구네는 부천에서 6시에 출발했다는데 차가 막혀 우리와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갈 때만 해도 이 정도 수위였다가,

 

서서히 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니,

 

이렇게 수위가 높아졌는데 이것도 만조는 아니라고 한다.

 

알고 보니 도비도는 좌대낚시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그냥 이렇게 방파제 옆에서 망둥어 낚시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는 바다를 보며 손바닥만 한 도비도를 한 바퀴 돈다.

 

하늘은 어쩌자고 이렇게나 푸르디푸른지 아름다운 풍경 앞에 마음이 자꾸 설레기 시작한다.

하참, 너무 이쁜 풍경이잖아!

 

멀리 크고 작은 배들이 점점이 떠있고,

 

저 멀리 보이는 곳은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석유화학산업단지'라고 한다.

 

 

하늘을 그대로 받아들인 바다는 하늘을 닮아 푸르디푸르고,

 

 

걷는 길 왼편으로는 바다와 섬과 배, 오른편으론 낚시하는 사람들과 캠핑하는 사람들.

 

 

이런 풍경을 마냥 하릴없이 바라보며 멍 때리고 음악 듣는 것도 참 평화로운 분위기여서 

얼마나 좋을 것 같은지 신세계를 접하는 것만 같다.

아마 날이 화창하고 볕이 따사로워서 더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우리 집 아이들 어릴 적엔 간혹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지만 아이들이 성장한 뒤로는

딱 끊었던지라 텐트도 버리고 그런 일들은 아주 오래 전의 추억담에 속한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은 당진시 석문면에 있는 `당진 화력 발전소'.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드라마에 나왔다는 `대호방조제'

 

한 상 푸짐하게 차려 점심을 먹고 슬슬 또 산책을 나간다.

 

오른편에 친구 언니네가 채취한 굴  한 자루.

 

바닷가에 살았지만 어릴 적엔 해보지도 않았다는데 쪼새로 열심히 굴 까며 무척 재미있어하는 언니.

나야말로 어린 시절 딱 3년만 살았던 터라 굴 까는 `쪼새'라는 이름만 안다.

 

 

도비도 선착장 근처에서 맞은편으로 보이는 저곳은 삼길포항.

 

 

어쩌다 보니 저 도비도 선착장 전경을 찍지 않았는데 수시로 배가 드나드는 이곳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제3화에서 `무진항'으로 나온 곳이라고 한다.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끌려간 `무진항' 장면은

이곳 도비도 선착장과 대호방조제에서 촬영했다고.

드라마 속에서는 다소 음산한 분위기였지만 가을날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는 찬란하게 아름답다.

 

당진 도비도항 부잔교

불어오는 바람에 출렁거려서 어머, 멀미 나,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곳에서도 낚시하는 사람, 사람들.

 

이곳에 있던 남편이 나를 불러 산책 중에 급하게 오느라고 서두르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정말 말 그대로 퍽 하고 제대로 넘어졌는데 순간 띵 아득하니 정신이 나가는 느낌이었다.

너무나 아파서 말도 안 나오고 곧바로 일어서기도 뭐한데 다른 무엇보다도 어찌나 창피하던지......

창피함을 무릅쓰고 일어나니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꼬마는 유심히 쳐다보고

아이 아빠는 모른 척 한다. 그 너머의 사십 대 중반 남자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정신 나간 여자로 보였나?

무릎과 손이 까졌는데 바지 구멍 안 난 것은 다행이고, 내 휴대폰은 액정에 금이 가며 고장 났다.

연휴 끝난 오늘 AS 받으러 가야 한다. 친구한테는 속상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

 

 

8시쯤 다시 썰물 때가 되면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지만 개천절 연휴에 처가 식구와 남도 여행을 다녀오고,

주중엔 제주도 출장을 다녀온 남편의 휴식을 위해 4시 좀 넘어 그만 마음을 접었다.

친구 언니가 아쉽다며 덜어준 굴을 받아와 저녁엔 굴전 부치고,

나머지 생굴은 초장 찍어 먹으며 둘이서 막걸리를 마셨다.

 

                            우리가 못 기다려서 하지 못한 해루질로 수확한 바지락과 돌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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