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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여수 향일암에 올라

by 눈부신햇살* 2022. 10. 5.

여수로 넘어오니 날이 저물었다.

숙소에다 짐을 부리고 여수에 오면 한 번쯤 먹어줘야 하는 여수의 명물 게장을 먹으러 갔다.

남편은 게장을 먹지 않으므로 지난번 여수에 와서 게장을 먹지 않았었고,

다른 때에도 따로 게장을 먹으러 가진 않는다.

나는 있으면 아주 잘 먹지만 챙겨 먹지는 않는 게 게장인 것 같다.

하지만 친정집 여자들은 게장을 아주 좋아하므로 기대감이 컸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아예 한쪽으로 대기실까지 마련해 두고 얼마쯤 기다리는 것은 대수롭다.

한참 만에야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아니나 다를까 게장이 나오자 반짝이는 눈들. 기대 이상으로 게장은 맛있어서

나중에도 만족도 순위의 상위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저녁 풍경과 아침 풍경.

 

 

돌산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해를 향하는 암자'라는 뜻의 금오산 향일암에 오르기로 하였다.

 

가파른 길을 올라 이런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향일암 쉼터에서 들깨수제비로 아침을 먹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돌갓김치도 맛있고, 여태껏 어디서 먹었던 들깨수제비 보다

국물이 진하고 맛있어서 역시 전라도는 맛의 고장인가 보다, 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거북이가 용 등?, 아니 꼬리?에 앉아 있네.

 

몇 년 전 여름휴가에 우리 부부를 따라오셨던 엄마는 너무나 덥고 힘들어 향일암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엔 아무리 더워도 한여름이었던 8월보다는

10월인 지금이 더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힘을 내 올라보기로 했다.

게다가 딸 셋이 옆에서 거드니 가파른 길을 어찌어찌 올라 박수를 받으셨다.

 

다만 아주 가파른 계단을 오를 수 없다 하셔서 그 계단에 있는 입 막고, 귀 막고, 눈 가린 세 개의 불상은 볼 수 없었다.

 

불언(不言)

나쁜 말을 하지 말라. 험한 말은 필경에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

악담은 돌고 돌아 고통을 몰고 끝내는 나에게 되돌아오니 항상 옳은 말을 배워 익혀야 하리.

불이(不聞, 불문)

산 위의 큰 바위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비방과 칭찬의 소리에도 평정을 잃지 않는다.

불견(不見)

남의 잘못을 보려 힘쓰지 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 하지 말라.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하리.

 

 

향일암이 위치한 금오산은 거북 한 마리가 부처님 경전을 등에 지고 

바다로 나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한다. 거북이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

 

 

 

 

 

 

향일암은 이 `불이문' 또는 `해탈문'이라고 하는 좁은 바위 사이를 지나는 재미가 있다.

 

우리 엄마 뒷모습은 살이 한 개도 없네......

 

 

 

 

대웅전은 2009년 12월 화재로 전소된 후 2012년 5월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동백나무 뒤로 수령이 약 500년이라는 팽나무가 있고,

 

천수관음전

 

 

어디에서 보았던 피라칸사인지 헷갈린다.

이제 낙안읍성을 향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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