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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오늘의 걷기

by 눈부신햇살* 2022. 9. 18.


오늘은 걸어서 신정호에 가보기로 했다.

차로 가면 집에서 나오는 시간까지 합하여 대략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그동안 인적 뜸한 인도 위를 덩굴 식물들이 점령하여 길이 없어진 곳들이 많았는데

그사이 제초작업을 하여 다시 길이 나타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는 반가움에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내가 이따금 차로 넘어가곤 하는 갱티 고개를 배경으로 한 논의 벼들은 아직 푸르다.

 

 

 

초사천을 정비하면서 둘레에 울타리를 친 이 나무를 가까이서 보려고

나무 옆으로 넓게 새로 난 하지만 아직은 포장하지 않은 흙길로 접어들었다.

 

깔끔하게 나무 둘레를 단장하여서 왠지 나무가 대접받는 것 같아 흐뭇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둘러본다.

 

 

이쪽에서 보니 논의 벼 색깔이 완전 초록이 아니고 누렇게 익어가는 중인 것 같다.

 

신정호에 당도하여 새로 난 다리를 건너 산책로로 접어든다.

가끔은 사람 이름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 신정호에 도착하기까지가 4천 보 정도.

 

 

신정호를 돌다가 어느 가을날엔가 브런치를 먹었던 카페 야외에 앉아 있는 남편을 보았다.

어느 손님과 함께 대화 중이던 남편도 나를 발견했다.

서로 손을 마주 흔들었다. 그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하지만 훼방 놓고 싶지 않아서

마주 앉아 계시던 상대분과 서로 정중히 인사만 하고 내 갈 길을 갔다.

 

 

 

늦더위가 있어 땀도 식히고 숨도 고를 겸 호숫가 벤치에 잠시 앉아 쉬다가 다시 출발.

 

가시박이 숨도 못 쉬게 소나무를 칭칭 휘감고 있다.

 

 

 

한 나무는 뽀글이 파마 같고, 한 나무는 생머리 같은 왕버들과 수양버드나무를 지나

 

신정호에서 나와 다시 먼발치에서 저 나무를 바라보며 걷다가

 

예쁜 단독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네에 들러 집 구경을 하고 있었더니 휴대폰이 울린다.

- 어디야? 왜 안 와?

아니, 그 사이에 남편이 퇴근해 와 있네.

저녁 약속 있다고 해서 저녁 준비할 일 없어 늑장을 부리며 해찰하고 있었는데

내가 약속 장소까지 태워다 줘야 된다며 얼른 오란다.

급한 마음에 반은 뛰다시피 하여 집에 도착하니 1만 6천 보가 찍혔다.

 

- 지난 목요일의 일기

 

 

 

 

오늘, 일요일의 신정호 노을, 아니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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