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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봄날의 풍경 따라 사부작사부작

by 눈부신햇살* 2022. 5. 12.

 

 

 

마냥 피어있을 것만 같던 철쭉류와 영산홍의 꽃들이 어느새 져가고 있다.

 

어디 갔다 올 때면 눈에 뜨이기 시작하는 이곳이 무척 궁금했다.

야산을 깎아내 평평하게 땅을 고르더니 멋진 소나무들과 기이한 바위들을 세워 놓기 시작했다.

그러곤 이내 <나무와 돌>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졌다.

내 언제 필히 저곳을 한번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곳을 오늘에야 둘러보았다.

 

맨 처음엔 산을 깎아내고 전망을 확보한 다음 카페가 들어서나 했다.

그러다 굳이 이 외진 곳에? 하고 생각했다가 요즘은 거의 차를 갖고 있어서

이름만 나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많이들 찾아온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내 예상은 빗나갔고 이곳은 나무와 돌을 파는 곳이며 상품들을 진열해 놓은 것이었다.

 

 

아직 확실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은 듯한 모습들.

 

 

이후 어느 날 신정호 둘레를 드라이브하다가 자동차 극장 앞에서 이 조각상을 보았다.

오랜 친구 만난 듯 반가웠다네.

돌을 운반해 오느라 밧줄을 묶었던가 본데 그 밧줄을 풀지 않아

결박당한 듯한 키 작은 남자가 여신 같은 석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재밌다.

`사랑의 포로'라는 이름을 달아주고 싶다.

그 옆의 곰과 새끼는 그딴 거에 관심 없고 엄마 곰은 나를 노려보는 듯......

 

그곳에서 나와 길을 걷다가 네잎 클로버를 발견했다.

세상에, 다른 때는 네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켜도 보이지 않더니

딱 한눈에 들어오는 이 현상은 뭐람. 혹시 내게 행운이 찾아 오려나?

일단 사진을 한 장 찍고, 지금 따서 가지고 다니면 시들 것을 염려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따가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다른 길로 오게 되어 사진 속에만 저장하게 되었다.

 

오래전 학창 시절에 친구와 일곱잎 클로버까지 땄던 생각도 나고,

재작년 봄에 아는 언니랑 매일 산책길에 네잎 클로버 따다가 지인들에게 나눠주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한창 아까시나무 꽃의 시절.

향기롭고 향기로워서 연신 코를 벌름벌름~

 

몇 가구 되지 않는 양지바른 이 마을은 내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큰길에서 조금 들어가 낮은 산자락 밑에 아늑하게 들어앉았다.

앞으로는 적당히 떨어진 곳에 이 산보다 조금 높은 안산이 보인다.

노랗게 핀 유채꽃도 예쁘다!

 

설화산이 보이고,

 

멀리 산들과 집들과 아직 농사짓기 전의 들판을 바라보며 들길 따라서 타박타박 걷는다.

걷는 동안 어찌나 마음이 평안해지는지, 봄볕과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초록의 세상이

내 마음을 가만가만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는 듯한 기분이 솔솔 올라온다.

 

그러다 사람이 살고 있는 작은 동네를 쳐다보아도 좋다.

 

아까시나무 꽃들 못지않게 흐드러지게 정말로 풍년 든 것 같이 

풍성하게 피어나는 5월 초의 이팝나무 꽃들.

4월 초의 벚나무 가로수 길들도 좋았지만 이맘때의 이팝나무 가로수 길들도 참 좋다.

 

곳곳에 전봇대가 참 많다는 생각을 하며,

봄에 농사 준비로 논 갈 때 물 새 나가지 말라고 정비한 논두렁도 보며.

 

오던 길을 뒤돌아본다.

지금 산에는 한창 아까시나무 꽃들이 피어 듬성듬성 하얗게 보이고.

 

 

왼편으로 보이는 농막의 마당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가

지나쳐 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네. 안녕하세요, 하자 운동하고 오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하며 한마디 덧붙인다.

경치가 참 좋아요.

앞뒤로 뻥뻥 뚫리고 먼 곳으로 이쪽저쪽 산이 보이며, 좌우로는 가까이 낮은 산들이 감싸고 있다.

 

 

 

 

 

반가이 모나무르를 보며 오늘의 산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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