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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비는 그치고

by 눈부신햇살* 2022. 4. 30.

 

봄이 되자 미세먼지로 뿌연 날이 많아서 아쉬운 날도 많았다.

이 좋은 계절에, 청명하면 훨씬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풍경들이

언제나 먼지에 갇혀 한 꺼풀 막을 씌운 듯

각자의 선명한 색들을 제대로 보여주질 못하는구나.

 

그러다 비가 내려 미세먼지를 씻어주는 날이나

강한 바람이 불어 미세먼지를 걷어주는 날이면

만사를 제쳐 놓고 맑은 하늘 아래 빛나는 풍경을 보러 간다.

 

간밤에 비가 오고 아침에 개이자 역시나 나는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신정호로 달려갔다.

사실 신정호야 거의 매일 가지만 저녁이 아닌 환하고 맑은

내가 좋아하는 오전의 눈부신 햇살 아래의 풍경을 보러 가는 것이다.

 

 

 

연잎은 이만큼 올라와 얼마 전에 어머님이 남편 편에 보내주신 쑥개떡 비스무리 하다고 생각 든다.

 

 

 

원래 지방 소도시에는 비행기나 헬기가 자주 떠다니는지

아니면 평택이 가까운 아산이라서 저리 자주 떠다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후자일지도. 공군들의 훈련 비행일 거라고 짐작해 본다.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 시간이 가까울 무렵에도 이따금 비행기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오목한 곳, 갱티 고개 왼쪽으로는 황산,

오른쪽으로는 덕암산이라고?

이따금 지리를 읽히려 지도를 들여다보곤 한다.

 

 

 

 

 

 

 

 

 

제방 길에 서서 바라보는 그린타워와 장항선이 지나다니는 고가 철길.

멀리 왼쪽으론 영인산.

 

 

2011년 다리 준공 시 아산시에서 주최한 우리말 이름 공모에 `애틋한 사랑'이란 뜻의 `다솜'이 선택되었다고 한다.

다솜 다리를 건너면 카페들이 모여 있고,

 

1920년대 후반 일제 강점기 때 신정호를 축조하면서 함께 만들어진 취수탑이라고 한다.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시설물이라고.

 

맞은편 나지막한 산속에 옥련암이 보이고,

산밑 호숫가엔 `연춘'이라는 이름의 굉장히 역사 깊은 장어집이 있다.

1936년에 문을 연 이후 역대 대통령들도 가끔 찾은 아산을 대표하는 향토식당이라고 한다.

3대째 대를 잇고 있는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지난해 이른 봄이었던가

저곳에서 딱 한 번 장어구이를 먹었는데 뷰는 멋졌지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아직은 조금 쌀쌀했던 바람에 오들오들 떨면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산 끝자락쯤에 보이는 예전 `수정궁'이라는 이름의 유흥시설이었다는

영화 `시월애'나 시월애를 리메이크한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 주연의 `레이크 하우스' 속의

호수 위의 집이 떠오르는, 지금은 빈 건물인 수상가옥이 보인다.

오른편으로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전망 좋은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예전 신정호의 모습을 찾아서 보노라면 풍경이 많이 바뀌어서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 이따금 백로나 왜가리가 서 있으면 참 멋있는 풍경이 된다.

 

 

 

나의 시작점과 종착점이 되곤 하는 느티나무 쉼터의 노거수 느티나무 가지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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