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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운동일기 - 7

by 눈부신햇살* 2015. 5. 10.

 

 

 

11월이 되면 헬스를 한 지  만으로 3년째다.

이쯤 운동하면 웬만한 몸짱 비스무리 되는 줄 알았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아니다. 나만 그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녀간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예전 남편은 그 정도 했을 때 이미 몸이 보기 좋게 됐더랬다.

라고 쓰고 되짚어 보면 남편은 원래 그 이전에도 날씬하고 날렵해 보였더랬다.

 

혹 연예인이나 유명인들 중에 몇 개월만에 무슨 무슨 몸짱대회(?^^)에 나가서 상 받았다고해서 보면

그 이전부터 이런 저런 운동으로 괜찮은 몸을 유지하고 있다가 박차를 가해서 반짝 운동하고 나가는 것이다.

전혀 운동하고 상관없이 담 쌓고 지내다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몸은 아니다.

 

아무튼 지난 겨울 12월 1일에 굳은 다짐을 했다.

더욱더 운동에 매진을 해서 겨우겨우 일주일에 두세 번 하던 것을 일주일 내내 꼬박해서 몸을 한번 만들어보자.

그때 한창 운동을 재미를 느끼고 열심을 내던 때에 비해 조금 체중이 늘어서 체중도 2~3키로 빼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 생각하면 쉽게 빠지는 게 몸무게인 줄 알았다.

체중계는 나를 조롱하듯이 슬금슬금 조금씩 조금씩 몸무게가 올라갔다.

근력운동 같은 경우 휴식 기간도 있어야 한다기에 하루는 상체 위주로 또 하루는 하체 위주로 돌아가며 했으며

주 5일은 헬스장에 가고 나머지 이틀이나 하루는 남편과 함께 뒷산에 올랐다.

 

희한한 건 옷은 전혀 끼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몸무게는 자꾸만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 좋은 쪽으로 해석을 했다. 아, 근육이 생기면서 몸무게가 더 나가는 거야.

그걸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울퉁불퉁하던 곳들이 매끄러워지는 것처럼 보였고

어느 날 비쳐본 내 등근육이 발달해 있어서(그러니까 힘을 주며 뒤로 양어깨를 젖히면 날개와 날개가 맞닿았다.히히..

내가 그리 말하니까 남편이 고수가 하수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코로 웃어서 내 기를 팍 죽였다.ㅠㅠ)

상의 속옷을 입었을 때 등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옷태가 매끄럽게 딱 떨어져서 흐뭇했다.

그런데도 몸무게는 운동을 시작할 때 57.5키로 정도 나가던 것이 어느 날에 58키로 넘어서 놀래키더니

59.1이 되던 날 이러다 우습게 60키로도 넘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최고로 몸무게가 나가던 날이 59.4키로다.

그리고 다시 조금 바쁘게 생활하게 되었다. 엉덩이 붙일 새 없이 바쁘게 하루하루가 가니까

운동을 하지 않음에도 보름만에 1키로가 빠지더니 한달 조금 지나니까 2키로가 빠지고

오늘 아침 56.3키로가 나왔다. 잠시 운동을 쉬고 있음에도 몸무게가 그리 빠지니 신기하고 놀랍다.

 

한창 운동하던 4개월 동안 공들인 보람 없다고 어지간히도 푸념했다.

오늘 뒷산을 돌며 생각이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몸에 탄력이 붙었고 옷맵시도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나이보다 젊다는 인삿말을 자주 듣는다. 나이를 듣는 순간 상대방이 입을 쩌억 벌리면

아, 열심히 운동한 보람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고로 세상에 공들여서 헛된 것 없고,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결론을 지었다.

 

그렇다고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이지 뭐 대단한 몸짱이 되었다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그리고 또 내 나이에 55키로 이하로 내려가면 얼굴이 못쓰게 된다. 예전에 55키로 이하로 내려가니까

친구가 난리를 쳤다. 니 얼굴 이상해졌다고. 내도 다 알고 있는데 갸갸 글케 자꾸 지적하니까

슬쩍 빈정이 상했지만 내 눈에도 이상하게 보이니 다음엘랑도 55키로 이하로는 빼지 말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55라는 숫자를 본 지가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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