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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새로운 경험

by 눈부신햇살* 2014. 11. 13.

 

 

 

               큰녀석이 군에 간 지 두 달도 안돼 면회를 세 번 갔다.

               보름만에 대상포진(덩치는 산 만한 아이가 대상포진이라니)을 앓는 바람에 청평병원으로 면회를 가 반나절을 보고,

               신병교육대에서 야수단으로 옮겨갈 때 한나절을 보고

               이번 대형운전면허시험 합격 면회로 다시 하루를 봤다.

 

               그러니까 나는 아들을 보고 네 번 울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다가 아들이 돌아서면 마치 수도꼭지 틀듯이

               눈물이 팍 쏟아져 나왔다. 한 10분에서 30분 정도 울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또 마음의 평온을 찾지만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이면 언제나 아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건 맨처음 306보충대에서 뿐이다.

               또 그때가 가장  많이 오래 울었던 때이기도 하다. 돌아오는 내내 차속에서 생각나면 울고

               또 생각나면 울고. 눈물이 당최 내 의지대로 조절되지 않았다.

               그 다음부턴 아들 앞에선 눈물이 나지 않았다. 돌아서오다 10분쯤이나 지나면

               갑자기 무슨 말끝에 기다렸다는 듯이 눈물이 터졌지만

               점점 그 눈물의 양과 흘리는 시간이 작고 짧아지고 있다.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안하게도 작은녀석이 군에 갈 때쯤이면 더 담담해져 있을 것 같다.

               만약 계획대로 돼서 내년 초쯤에 작은녀석이 군에 가면 나는 주 5일을 온전히 솔로로 보내게 된다.

               약 1년 5개월쯤을 그렇게 살게 된다. 걱정이 많다. 그 시간을 잘 견딜 수 있을까?

               여지껏 혼자 살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오십 먹은 아줌마의 고민이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신병교육대 수료식(사실 수료식도 신기했지만) 이후에

               하루 동안의 외출이 허락되고 다시 부대로 복귀할 때이다.

               그 많은 자동차들이 줄지어 들어서서 연병장을 카퍼레이드 하듯 한 바퀴 빙 돈 다음

               단상 앞에서 아들녀석들을 내려줄 때이다.

               저녁 어스름을 배경으로 아들녀석들이 내려서 뛰어가는 모습이 왠지 찡했다.

 

               청평, 양평,  가평으로 옮겨 다니는 아들녀석 덕분에 두 군데 수목원을 구경하게 됐다.

               오래도록 가보고 싶어했던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엔 작은녀석과 셋이서 갔었고

               남한강변에 조그맣게 자리한 양평의 들꽃수목원엔 군복 입은 큰녀석과 셋이서 갔다.

               가을 햇살 아래 아들이 있고 남편이 있어서 마음이 둥실둥실 떠오르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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