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흔히 어렸을 적 길들여졌던 입맛을 최고로 친다던가.
그래서 나는 고구마를 훨씬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햄버거와 함께 먹는 감자튀김이나 바삭한 스낵 포테이토칩에 익숙해져서
또는 휴게소에서 사먹는 버터에 굴린 통감자에 길들여져서
감자를 고구마보다 위에다 둔다.
어제, 감자를 큰냄비 하나 가득 삶았는데, 음,음을 연발하면서 먹더니
나중에 몇 개 남지 않자 서로 먹겠다고 싸운다.
보다 못한 내가
"낼 또 삶아줄게."
했다. 그래서 감자 삶는 중이다.
그리고 또, 모든 것들이 먹는 철이 따로 있더구만.
알타리는 지금이 한창 단단하고 매워서 물이 별로 생기지 않고 아삭거리면서 맛있다.
지난번에 석 단 담았는데, 마파람에 게 눈 감추 듯 먹어치워서
오늘은 넉 단 사왔다. 마침 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다 다듬어 놓은 것이 있질 않겠나.
쪽파도 다듬어 놓은 것이 있다고해서 일 앞에서 겁 많은 나, 얼른, 주세요,하고 사왔지.
장마가 지나고 나면 알타리도 물이 많이 생겨서 별로라고 하더군.
어제 비가 장마의 시작이라는데,
어제 비에 한창이던 장미꽃잎이 져서 땅에 수북히 쌓여 있다.
모든 것이 한창이고 나면 질 때가 있는거겠지?
출처 : 초승달이 비추는 뜰
글쓴이 : 눈부신햇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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