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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3

겨울 이야기 2 호수 가득 하얗게 눈 쌓인 풍경이 보기 좋아서 다음날엔 낮에 신정호에 가보았다. 하루 사이에 풍경이 변했으면 얼마나 변했으리라고 나는 또 마치 새로운 풍경을 접하듯이 어제 보았던 것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넓게 펼쳐지는 신정호의 하얀 겨울 속으로 빠져 들었다. 뽀드득뽀드득, 사각사각, 사박사박 흰 눈 밟고 걸어가요. 눈이 아무리 좋아도 눈길에 미끄러지는 것은 무서워 등산화 신고 걸어가요. 멀리 보이던 갱티고개 옆 황산이 가까운 곳의 안산 끝자락 뒤로 숨고, 갱티고개 옆 오른편으로 금암산이 보인다. 금암산 옆으로는 보갑산에 이어 덕암산이 순천향대까지 이어지나 보다. 지리가 궁금해서 검색했더니 한 덩어리 같아도 길게 이어지는 산 봉우리마다 다 따로 이름이 있어서 신기하다. 외암마을 맞은편 평촌리 서남대학교 뒷.. 2022. 12. 28.
바쁜 듯 바쁘지 않은 나날 15일부터 18일까지 또다시 당번이 되어 시골집에서 어머니 보살피는 동안 어머니의 호전되는 상태를 알아보러 일주일에 한 번 병원 가는 날, 목욕 시켜드리고 머리도 감겨 드리고 드라이기로 말려 드린 후 시동생을 기다린다. 시동생이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간 후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순간 남편이 조금 일찍 퇴근해 시골집으로 와서 수고한 나를 위해 드라이브를 시켜준다고 해 탑정호에 갔다. 혼자서도 밥 잘 먹는 나는 일찌감치 정오 조금 넘어 점심을 먹었는데 2시쯤 도착한 남편이 빵을 사주네. 맛있었지만 도저히 감당 안 되는 양이라 거의 남편이 먹어야 했다. 사진에 찍힌 동그란 조명등들이 하늘에 뜬 별 같다고 얘기한다. 카페에 한 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커다란 테이블에 열 명 정도가 무슨 행사를 치르는지 요란.. 2022. 12. 21.
밤새 내린 눈 어제 충주 쪽으로 출장 갔던 남편이 오후 들어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고 전화했을 때만 해도 이곳 아산은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그 비 속에 마트에 다녀오면서 말끔히 세차한 차 더러워지겠네 신경 쓰였다. 저녁 무렵 눈으로 바뀌더니 세찬 바람과 천둥까지 몰고 와서 소나기 퍼붓는 여름날을 떠올리게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중부지방과 충남권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밤, 밤이 제법 깊었을 때에도 눈 치우는 송풍기 소리가 요란하였다. 아산은 이번 눈이 첫눈은 아니다. 첫눈 오는 날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며 아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인지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하자 그 이유가 뭐냐며, 원래 바다가 있으면 눈이 많이 오느냐고 물었다. 서해안에 눈이 많은 이유를 남편이 뭐시라 뭐시라 설명해줬지만 퍼뜩 떠오.. 2022.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