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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바로 밑의 동생이 건강검진에서 가슴에 이상이 발견되어 시술받아야 한단다. 하루는 오른쪽에 구멍을 뚫어 11개의 혹을 제거하고, 다음날엔 왼쪽에서 8개의 혹을 떼어냈다고 한다. 다다음날에 친정집 옆 동에 사는 퇴원한 동생을 보러 갔다. 떼어낸 혹의 조직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온다고 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일주일 후,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 내가 생활하고 있는 이곳 주변에는 과수원이 많다 보니 수확철이 시작되면 길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사면서 어디다 출하도 하냐고 했더니 출하는 하지 않고 집 앞의 판매소에서 직접 다 판다고 한다. 택배로 배송도 하고, 단골이 있어서 잘 팔린다고. 한번 드셔 보시면 자주 사드신다고 하신다. 옆에.. 2022. 8. 21.
청계산에 오르다 오랜만에 산에 오르자 했다. 도봉산은 집에서 너무 멀고 사람에 치이고, 관악산은 지난번에도 다녀왔고 벌써 몇 번째 올랐으니 이번엔 청계산에 한번 가보자고 의견 일치를 보았다. 매사에 정확하고 꼼꼼하고 준비성이 철저한 남편은 인터넷 검색으로 등산 안내도 뽑고 계획을 잡았다. 이리 가서 요리로 갔다가 저리 가서 이리로 오면 몇 시간 소요되고 코스가 어떻고 저떻고...... 나는 그저 말없이 고개만 주억거렸다. 남편, 정작 가는 날 아침에는 뽑은 안내도는 집에다 두고 가더라. 차속에서 안내도는? 하고 물어보는 내게 아이고! 하더니 내 머릿속에 다 들었어, 하고 어깨만 으쓱거리더라. 아침잠이 많고 저녁잠이 없는 올빼미형인 내가 쉬는 날 아침 7시에 일어나려니 눈이 떠지지 않아서 밍기적거리다가 그냥 가지 말까? .. 2007. 3. 2.
계양산행 오늘은 남편과 둘이서 가까운 곳의 계양산에 올랐다. 큰 녀석은 어느덧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나이가 됐고, 작은 녀석은 며칠째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고 있어서 둘이서만 갔다. 사십 대 중반인데도 여전히 날씬하고 날렵한 남편의 뒷모습. 지난해 초여름에 하얀솔 님이 알려주신 족제비싸리가 참 많이 피어 있었다. 왜 족제비싸리일까? 꽃이 족제비의 꼬리를 닮았나? 족제비 꼬리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여우 꼬리라면 또 몰라도... 며느리밑씻개,라는 민망한 이름의 풀꽃도 더러더러 눈에 띈다. 남편은 또래의 남자들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전혀 숨차 하지 않으면서 산을 오른다. 나는 또래의 여자들과는 전혀 다르게 숨을 헐떡인다. 고개까지 까딱거리면서 숨차 하니 남편이 배를 잡고 웃더니 "고개는 .. 2006. 6. 6.
산길에서 어제 혼자서 뒷산에 올랐다. 산을 빙 둘러서 나있는 포장도로를 쉬엄쉬엄 느긋하게 오른다. 그래도 가파른 고개를 하나 넘으니 숨이 턱에 찬다. 저 멀리 송도 앞바다가 보이고, 아파트 건설현장도 보인다. 발아래로 부지기수인 무덤들도 보인다. 엄마는 함께 오를 때면 무덤을 보면서 언제나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무덤가에 돋아난 풀꽃들만 본다. 더 본다면 묘지가 얼마나 잘 가꾸어졌나, 하는 정도. 어느 무덤가에 핀 보랏빛의 제비꽃. 그 옆의 쌀알만 한 꽃마리들이 호위하고 있는 듯하다. 꽃마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비꽃 못지않게 아름답거늘 너무 작다 보니 한눈에 쏙 들어오는 것은 제비꽃이다. 올해 처음 만나 본 '구슬붕이'이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아무리 머리를 이리 굴리고,.. 2006.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