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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꽃,꽃,꽃

by 눈부신햇살* 2006. 6. 21.

 

 

 

 

 

 

 

 

 

 

 

어제 근처 공원에 운동 겸 산책하러 갔다.

꽃밭이란 명찰을 달고 있는 줄로 처진 울타리 안에

다알리아, 수레국화, 패랭이, 마거리트, 루드베키아, 양귀비(?)가 마구마구 뒤섞여서

햇빛을 즐기고, 살랑거리는 미풍에 몸을 흔들고 있었다.

벌과 나비만 꽃을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 눈에도 꽃은 퍽 좋아보이나보다.

아장아장 걸어서 꽃밭으로 간다.

엄마는 뒤따라 가면서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꽃! 너무 이쁘지? 아, 예쁘다!"

군데군데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과

정자에 앉아서 담소하는 노부부,

이제 제대 말년 휴가를 나왔는지, 그리하여 장차 희망 직업이 칵테일 바텐더인지

열심히 저글링 연습하듯 공중에서 회전 시키고 받아서 다시 던지는 군인도 있고,

몇 개 있는 운동기구에서 열심을 내는 아가씨도 있고,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엄마,

양산을 쓰고 가는 할머니와 손 잡고 가는 할아버지,

천천히 느린 속도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풍경을 즐기는 이도 있고,

그 밖에 둘이서 둘이서 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도 있다.

얼마전, 창경궁에서 기와솔 님이 알려주시던 '회화나무'도 있고,

'느릅나무'도 있고, '메타세콰이어'도 있고, 꽃망울을 잔뜩 매달고 꽃 피울 날을 준비하는 '자귀나무'도 있고, 그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도 한다는 '모감주나무'도 있고,

시골에서 '포리똥'이라고 따먹던 앵두 사촌쯤 되는 나무도 있다.

하얀솔 님이 소래에서 찍어 온 사진 보고 '당매자나무'라고 알려주던

키 작은 나무도 저리 주렁주렁 열매를 매달고 있다.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저런 모습들을 하고 있던 꽃들은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에는 어떤 모습,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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