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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구례 - 오산 사성암

by 눈부신햇살* 2025. 5. 6.

오늘의 여행지 구례로 달려가자!
구름이 섬처럼 떠있구나.

 

 

방송에도 두어 번 나왔다는 이 근처 맛집에서 한참 동안 줄 서서 기다렸다가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하지만 나는 오래된 식당의 청결 상태도 거슬렸고, 육회비빔밥이 따끈하게 달군 유기에 담겨 나오는 것도 별로였다.
게다가 토속적인 밑반찬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식성이라 젓가락 댈 데가 없었다.
그래서 먹는 중에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들며 은근히 짜증이 났다. 
 

여행하다 이런 멋진 길들을 만나게 되면 감동이 몇 배로 커지는데
벚꽃 피는 시기를 딱 맞춰 오면 감동이 또 몇 배 더 늘어나리라.

 

첫 번째 여행지인 사성암에 도착하니 `사성암주차장'이란 푯말이 보여 이곳에 주차하게 되었다.
 

사성암주차장 한편에 자리한 이곳은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건너갔다 건너오는 짜릿한 이색 체험인가 본데 고소공포증 있는 나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사성암주차장에서 사성암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실은 마을버스인데 왠지 느낌이...)를 1인 왕복 3,400원권을 끊어
경사도 높고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7분가량 달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의아심이 들었다.
아니, 이곳에 주차장이 있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차 가지고 왔지.
우리 뒤에서도 경상도 억양으로 불평불만이 쏟아지고 있었다.
 

 
구례 오산 사성암 일원
 
구례 오산은 경관이 빼어나 「봉성지」(구례 향교 발간, 1800년)에 `그 바위의 형성이 빼어나 금강산 같으며, 예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고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성암은 오산 정산 부근의 깎아지른 암벽을 활용하여 지은 사찰인데 서기 544년에 연기 조사가 세웠다. 원래는 오산사라고 부르다가 의상·원효 대사, 도선·진각 국사 등 4명의 고승이 수도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암자 주변에는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있는데 그중에서 풍월대, 신선대, 소원바위 등 12 비경이 빼어나 명승 제111호로 지정하였다.
또한 오산 사성암은 섬진강과 주변 평야, 구례읍과 7개 면(面)과 지리산 연봉들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며, 오산 정상 풍경과 사찰 건물, 그리고 바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파른 길을 오르다 뒤돌아 보면

 

 

 

 

이어 계속 구불구불 가파른 길을 걸어 오르다 밑을 내려다보면 멋진 풍광이 펼쳐지곤 했다.
 

 

깎아지른 벼랑 밑에 자리한 사성암의 대표적인 풍경인 저 유리광전을 보러 왔다.

 

유리광전 옆으로 나한전

 

 

 

 

공양간과 종무소

 

유리광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유리광전에서 내려와 뒤늦게 한 장 찍었다.
우스운 것은 나중에 읽어보리라 생각하며 읽지 않으면서 사진만 찍었다. 

 

기껏 멀리까지 여행 가서 꼭 무언가 한 개씩 놓치고 온다.
유리광전 안에 이 마애여래입상이 있나 본데 보지 못했다.
 

뒤늦게 아쉽고 아쉬워서 검색해서 한 장 가져왔다.
 
사성암은 8~18세기까지 상당한 크기의 수도 도량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마애여래입상은 높이가
3.9m이며, 전체적으로 간략한 음각 기법으로 9세기말에서 1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마애여래입상의 머리에는 넓적하고 낮게 솟은 상투 모양의 머리 묶음이 있다. 옷은 양 어깨에 걸쳐 입었는데
왼쪽 어깨의 옷 주름이 촘촘한 격자무늬를 하고 있어 다소 생소한 모습이다. 오른손은 가슴 위에 있고 왼손은
가슴 아래에 대어 문가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불상의 뒤에는 광배(光背)가 있고 머리 주위에도 2줄의 띠를 두른
원형의 머리 광배가 있다. 광배에는 불꽃무늬와 넝쿨무늬가 있는데,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의 무늬와 비슷하다.
 
*광배: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
 

유리광전 내부

 

유리광전 앞 바닥에나 감탄했다.ㅠㅠ

 

이제 저기 오른편으로 보이는 나한전 쪽으로 올라가 보자.
 

 
 

 

 
 

 

 

 

 

 

나한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 옆으로....

 

 

 

 

 

53불전 · 나한전

 

 

나한전 내부

 

나한전에서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운해 낄 때 장관이라고 한다.
다른 커플의 등 뒤에서 겨우 한 장 찍으면서 마음껏 더 잘 찍고 싶다는 욕망을 살포시 눌러야 했다.
 

나한전 뒤쪽엔 지장전

 

 

지장전 내부

 

이 멋진 기암괴석 옆을 돌아서니 멋진 조망처가 나타났다.

 

지장전을 지나 뒤쪽으로 갔더니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 나타났고,

섬진강 줄기와 구례 읍내가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는 그 조망권에 감탄하게 되었다.

 

 

 

 

 

 

 

 

 

산신각 내부

 

 

 

부처님의 형상을 닮은 바위들이 서 있는 이곳은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고 하여 소원바위로 불린다. 뗏목을 팔러 하동으로 내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내를 잃은 설움으로 숨을 거둔 남편의 애절한 사연이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한 가지 소원이 꼭 이루어진다는 도량 사성암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은

무척 흡족한 마음이 스멀스멀 뭉게뭉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이어서 

우리의 마음 속에 연꽃 한 송이 그윽하게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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