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일요일
3월은 우리 집 두 아들이 태어난 달.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해와 같이 의왕시 백운호수 옆에 있는 한정식당에서 만났다.
벨기에 친정에 열흘간 다녀온 큰아들부부로부터 받은 선물.
초콜릿은 벨기에산이고 쿠키는 영국 여행 다녀오면서
티문화로 인해 쿠키가 맛있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샀단다.
저 쿠키통은 오르골 기능도 있어서 돌리면 `축배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아들의 마음을 느끼고 싶으면 괜스레 오르골 통을 한 번씩 돌리고
음악이 흐르면 괜히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웃게 된다.
큰오빠네 새로 태어난 조카도 축하해 줄 겸
먼 나라에 잠깐 다니러 가서 부모님과 동생을 떠올리며
선물을 골랐을 그 순간의 아들부부의 얼굴이 떠오르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버터 풍미 가득한 쿠키를 한 입 깨물면
고소한 달콤함과 함께 행복감 또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이다.
북미원주민의 달력에서 3월을 일컬어 '바람이 속삭이는 달'이라고도 했다는데
그 3월의 바람은 꽃소식만 물고 오는 것이 아니라
내게 행복하라고 속삭여주는 것만 같다.
잊지 않고 영국의 특징이 모두 들어간 마그넷도 사 왔다.
옆엔 지난번 며느리의 튀니지 친가에 할머니 뵈러 간 김에 튀니지 여행하며 사온 마그넷.
작은아들은 개인 양조장을 차린 것처럼 맥주를 만들고 있는데
이번에도 큰아들네와 우리에게 두 병씩 나눠주었다.
'춘권 브루어리'라는 스티커까지 떡 붙은 맥주는 어찌나 고급스럽고
진한 맥주 맛이 나는지 나는 이제껏 사 먹는 맥주에서 느껴보지 못한 맛을 느끼곤 한다.
벚나무 농원 같은 그곳 한정식집에 벚꽃이 만개할 때 가면 참 좋겠지만
생일이 3월에 들어 있는지라 내년에도 벚꽃을 보긴 힘들 것 같다.
식후에 커피 마실 수 있는 온실 카페엔 군자란이 붉게 피어났고,
우리 집엔 봄이라고 스파트필름이 꽃을 피웠다.
스파트필름을 거의 30여 년 동안이나 키웠으면서
스파트필름 꽃에 향기가 있다는 것을 올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씩이나 꽃송이를 코에 갖다 대고 맡아보았다.
산뜻한 향기가 솔솔~~
아파트 화단엔 쇠별꽃이 하트 같은 하얀 꽃잎 다섯 장을 맞대고 피어났다.
데쳐서 된장에 무쳐먹거나 보리싹과 함께 넣어 된장국 끓여 먹던 `곰바물레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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