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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벌써 1월은 가고 어느새 2월

by 눈부신햇살* 2025. 2. 3.

1월 12일 화요일

12월에 태어나신 친정엄마의 생신을 축하드리러 서울에 갔었다.
간 김에 밥맛이 이상해졌다는 전기압력밥솥 AS를 맡기러 갔다.
서울에 가면 엄마가 미처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일들을 해결하고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길을 나서면 번잡한 서울의 길에선 수시로 경적 소리가 울리기 십상이다.
중소도시에선 웬만하면 울리지 않는 클락션 소리를 서울의 거리에서 듣노라면
느긋함과 조급함의 차이가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다소 엉뚱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서울 사람들은 참 바빠!'라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다.
 
 
1월 19일 일요일

작은시누이 집에 세 집이 모여 어머님 문제로 상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으레 수원 화성 옆으로 지나쳐 오게 된다.
언젠가 아들들과 와서 넷이서 함께 걸었던 추억이 문득 떠오르곤 한다.
 

 아산으로 접어드니 해가 지고 있었다.

 
1월 26일 일요일

호수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같은 듯 바뀌었다.
베이지색 잔디언덕이 생겼고, 카페들도 자꾸자꾸 늘어가고.



1월 27일 월요일

설 이틀 전, 설연휴인지라 남편이 연달아 쉬는 날
아직도 장염이 말끔히 낫지 않아 고생하는 내게
남편이 속 시원해지게 샤부샤부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무일이었다.
할 수 없이 옆의 바지락 칼국수 집에 갔는데 내가 앞 접시에 조금 뜬
한 그릇을 간신히 비우는 동안 남편이 다 먹고선 배부르다고 난리난리였다.
신정호엔 희끗희끗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정신 사납게 불어 수면 위에 어지러운 물결무늬가 일곤 하였다.
오가는 행인도 뜸했고 이틀  걸었으니 오늘은 쉬자며 그냥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왔더니 이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1월 28일 화요일

어머님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산 사람이 우선이라고 올해는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전 담당이 된 나는 명절에 할 일이 없어졌는데
아들들이 내려오므로 간단하게 세 가지 전만 부쳤다.
둘레길 걷기 한 회원에게 샀었던 왕갈비찜도 했다.
남편이 고기 덩어리의 핏물 빼고 기름을 다 잘라내고 큰 뭉치를 한 덩어리씩 잘라주어 
무슨 일일까 의아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그득해졌다.
 

 

이렇게 눈이 소복이 하얗게 쌓인 날 아들들이 내려오게 되어 걱정스러웠다.
 

 게다가 오후에는 또다시 날리는 눈발.

 
1월 29일 수요일

설날 아침 먹고 어머님이 가 계신 동서네로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갔다.
아산은 눈이 많은 고장이라 가지마다 눈이 엄청 쌓였고
올라가는 중에도 또다시 눈이 내렸다.
 

평택엔 아산보다 눈이 덜 왔다.
 

 
1월 31일 금요일

프랑스자수 수업받는 창밖 너머로 이렇게 배나무 과수원에 눈이 하얗다.
봄이 오면 저 과수원에 하얀 배꽃이 피어나겠지.
 

멀리 아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설화산이 보이고.
 

바느질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만 모여 프랑스자수를 하는 것 같다.
그중 뜨개질 잘하는 고급반 회원이 고양이 한 마리를 강좌쌤께 선물했다.
참 솜씨들도 좋아!
 
 
 
2월 2일 일요일

우리 집에 다니러 온 동서네와 함께 올해 구순이 되시는 어머님의 생신 축하 식사를 할 장소를 물색하러 갔었다.
어머님은 이번 주는 우리 집, 다음 주는 둘째아주버님댁으로 가신다.
어머님의 틀니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나이 들어서 가장 큰 복은 내 발로 잘 걸을 수 있는 것과
잘 씹을 수 있는 치아인 것 같다.
지금부터 잘 관리하며 미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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